신세계조선호텔, 보세 판매업 부문 분할 통해 ㈜신세계면세점글로벌 설립

(사진=유수정 기자)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장기화되며 국내 면세점 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뒤늦게 면세점사업에 뛰어든 신세계가 입지를 단단히 굳힐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나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의 새 주인 자리를 두고 유력 후보로 신세계면세점이 꼽히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18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보세 판매업 부문을 분할하고 새로운 회사인 ㈜신세계면세점글로벌(가칭)을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16일 열린 신세계조선호텔 이사회에서 호텔 내 면세사업부 분할이 의결됨에 따른 것이다.

이번 분할은 신세계조선호텔이 신세계면세점글로벌 발행주식의 100%를 배정받는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되며, 다음 달 27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최종적으로 통과될 경우 12월1일 분할등기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는 앞서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5월 서울 명동점 오픈 당시 2개사로 흩어진 면세사업을 일원화하고 운영 탄력성을 더할 것을 공언했던 바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신세계조선호텔 측은 사업이 분할되는 이유로 “기업구조재편으로 각 사업 부문의 독립적 의사결정 및 성장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경쟁력 제고 및 주주가치 증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사진=유수정 기자)

이에 따라 각각 다른 법인에서 운영되던 신세계 계열 면세점이 하나로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조선호텔에서 분할된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이 신세계디에프(DF)에 합병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장 무게를 실고 있다.

그간 신세계그룹의 면세 사업은 신세계디에프(신세계백화점 지분 100% 보유)가 명동점을, 신세계조선호텔(이마트 지분 98.8% 보유) 면세사업부가 부산 센텀시티점과 인천공항점의 운영을 맡아왔다.

향후 면세점이 통합 운영될 경우 현재 롯데 및 신라에 이어 업계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신세계면세점이 확실한 3위 굳히기를 넘어서 업계 1, 2위를 넘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발 사드 위기를 잘 넘겼던 경험을 발판삼아 합병과 동시에 사업 속도에 박차를 가할 경우 굉장한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올해(1월~7월) 기준 시내면세점(명동, 부산)과 인천공항점에서 총 949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 역시 지난해 7.8%에서 12.2%까지 두 배에 가까운 수치로 상승했다.

아직까지는 롯데 42.4%(3조2893억원), 신라 24.0%(1조8676억원)로 사실상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 초로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과 영업개시를 1년 유예 받아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강남점(반포 센트럴시티)이 개장할 경우 점유율이 또 한 번 수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신라면세점과 함께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새 주인 자리의 유력한 후보군으로 손꼽히고 있는 상황이라, 입찰될 경우 이 같은 관측은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분할될 법인을 합병할지, 신세계디에프의 자회사로 둘지는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그러나 그간 이원화됐던 면세점 운영의 통합을 통해 향후 사업 진행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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