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김미화 기자] “기대만큼 반응이 뜨겁지는 않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과 LG전자 ‘V30’의 소비자 반응을 묻자 휴대폰 대리점 직원이 건넨 말이다.

22일 찾은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일대의 휴대폰 대리점들은 전날 나란히 일반 판매에 돌입한 갤럭시노트8과 V30을 전면에 내세우고 판촉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대리점 앞에는 ‘갤럭시노트8 즉시 구매 가능’, ‘노트8 할인 혜택 9월 30일까지’, ‘V30 개통 가능’ 등의 문구가 가득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현장 분위기를 묻자 예상 밖의 미적지근한 답변이 날아왔다. 대리점에서 5년째 일하고 있다는 김씨는 “반응에 대해 얘기하기가 뭐할 만큼 갤럭시노트8과 V30에 대한 관심이 미미하다”며 “문의 전화도 많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이같은 현상의 원인에 대해 묻자 “최근 단통법이 바뀐다는 얘기가 나와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이달 말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는 걸 감안하고 스마트폰 구매를 미루는 고객들도 있더라. 곧 추석도 있다 보니 그 이후에 정확한 소비자 반응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8, V30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기대 이하라는 평은 다른 대리점도 마찬가지였다. 대리점 점장으로 일하고 있는 최씨는 “과거 삼성전자나 LG전자에서 나왔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비하면 확실히 반응이 없는 편이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최씨는 “갤럭시노트8이 V30에 비해 먼저 나온 만큼 노트8을 찾는 소비자들이 좀 더 있는 편이긴 하지만, 두 제품 모두 이렇다 할 반응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아이폰 신제품이라도 나와야 문의가 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도 사전 예약하는 손님이 없다고 앓는 소리를 하더라”라며 “반응이 없는 건 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리점의 직원은 이달 말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된다고 해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반응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대리점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박씨는 “지원금 규제가 사라진다고 해도 통신사에서 지원금을 풀지 않으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지원금이 최대 33만원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것조차 다 지원이 안 되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지원금 대신 25% 선택 약정할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느냐”라고 토로했다.

이어 박씨는 “실질적으로 스마트폰 가격을 내리고, 구매율을 높이려면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리점 중 한 곳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살펴보러 온 한 소비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었다. 실물로 갤럭시노트8과 V30을 보고 싶어 매장을 찾았다는 정씨는 “구매를 하러 왔다기보다 구경한다는 차원에서 왔다”며 “요즘은 기능이 다 좋다보니 브랜드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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