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도 '텃밭가꾸기', '강아지 돌보기' 갑질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혜선 기자] 선거개입·정치개입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상상초월 ‘갑질’ 사례가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원 전 국정원장의 갑질을 두고 ‘제 2의 박찬주 대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31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저지를 패악 중 밝혀진 건 글자 그대로 새발의 피”라며 “박찬주 전 대장 부부의 갑질은 원 전 원장 부부에 비하면 경미한 수준이다. 직원들에게 한 짓을 들으면 아마 기함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벨기에 브뤼셀 소재 분쟁 예방 비영리기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보고서를 인용, 원 전 국정원장의 도를 넘은 갑질로 인해 국정원 요원들이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8월5일 공개된 ‘한국 정보기관 병적증상의 위험성’에는 “ICG가 인터뷰한 또 다른 소식통은 원세훈 국정원장 시절 국정원의 사기가 곤두박질쳐 약 10명의 국정원 요원이 자살을 했다고 말했다”고 기술돼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10명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알고 있기로는 5명 이내다. 원 전 원장은 패악질에 가까운 인사로 많은 직원들이 고통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분명하게 그런 것으로 인해 발병해 숨진 케이스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묘사한 원 전 국정원장의 갑질은 팀장을 강등시켜 후배 밑에 팀원으로 배치하거나 업무관련성이 없는 곳에 직원을 발령하는 식으로 직원에 심한 모멸감이나 스트레스를 준 것이다. 또 김 의원은 “원 전 원장의 부인 갑질도 상당하다. 박찬주 전 대장 부인의 갑질은 경미한 수준”이라며 “원 전 원장 부부가 사용하는 냉장고에서 국정원 직원이 물을 꺼내 마시자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웠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 외에도 국정원 직원들은 원 전 원장 부부의 텃밭 가꾸기, 강아지 관리 등으로 시달렸다. 김 의원은 “(원 전 원장 부인이) 텃밭도 잘 가꾸라고 하니까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서...고급 간부가 직접 호미를 들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또 강아지 관리 때문에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은 적도 있었다. 넓은 경내에서 강아지가 도망가니까 직원들이 일하다 말고 강아지를 찾으러 갔었다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보수공사를 하는 현직 직원에게는 “‘이번에도 공사 잘못하면 남편(원 전 원장)한테 얘기해서 인사조치시키겠다’, ‘잘라버릴 거야’ 등등의 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14가지 항목 중에서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처벌을 받았고, 앞으로 모두 처벌받으면 아마 오랫동안 감옥에 있어야 할 것이라며 “국정원의 불법 정치활동 자금 지원이라든지 녹취록 삭제 경위 등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혐의가 밝혀지면 완전히 다른 사건이 된다. 추가 기소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누리꾼들은 원 전 원장의 갑질 행태에 "박찬주의 갑질은 애교수준(@woodwind****)", "이재용 부회장이 5년이면, 이 원세훈이는 최소 10년은 때려야 함(@LimHyo****)", "여론 조작부터 갑질까지 양심이란게 있는걸까?(@rice****)"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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