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선언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국민의당 내분이 심각하다. 4일 국민의 당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내분이 아니라 내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갈등은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직후 벌어졌다. 호남계 12명의 의원들이 안철수 출마 반대 성명서를 낸데 이어 동교동계가 집단 탈당을 예고하는 등 내홍이 깊어진 것.

동교동계 좌장 격인 권노갑 상임고문은 이미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훈평 전 의원 역시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사람과 어떻게 당을 같이 하겠느냐. 이제 당과는 자연스럽게 관련이 없는 것”이라며 탈당 의사를 내비쳤다. 이 전 의원은 “박지원 의원을 통해 (안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우리가 당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통보했다. 고문단을 포함해서 20여명이 탈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대철 상임고문은 탈당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현역의원 3/4 이상도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당 소속 40명 중 30명 이상이 반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교동계 탈당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제만 하더라도 그분들이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서 분노의 경지까지 도달해 탈당을 하겠다고 말씀들을 하셨고 다음주초 고문단 모임을 열어서 의사표현을 하겠다고 전해 왔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당 김종회, 박주현, 박준영, 유성엽, 이상돈, 이찬열,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조배숙, 주승용, 황주홍 의원 등 12명의 의원들은 “대선 패배와 증거 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며 안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소식에 반대 성명을 냈다. 김경진 의원도 개인 성명을 통해 “시기가 좋지 않고 명분과 방향성이 없다”고 반대했다.

일부 의원들은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일까지 일주일 가량 시간이 남아 있는만큼 그 전에 안 전 대표가 출마를 철회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일은 10일과 11일이다. 박 전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이미 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비관론도 있지만, (안 전 대표에) 다시 한 번 당과 자신을 위해서 또 당원들을 위해서 한 번 재고를 해 보도록 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안 전 대표는 출마를 강행할 태세다. 안 전 대표는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당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감은 모두 다 함께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만 방법론의 차이라고 본다. 제가 (출마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최대한 설득하고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판단을 듣겠다”고 말해 돌파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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