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ABC방송 기사화면 캡처>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지난달 8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그룹(The Trump Organization)’에 대한 해킹 시도 정보를 입수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아들을 FBI 본부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FBI 조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하기 하루 전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코미 전 국장의 해임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될 전망이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은 “트럼프그룹에 대한 해킹 시도가 있어 FBI가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FBI는 트럼프그룹에 대한 해킹 시도 정보를 입수한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을 뉴욕의 FBI 본부로 불러 조사했다”고 전했다. 당시 조사에는 FBI 사이버 수사관들을 비롯해 연방수사국(CIA) 요원들도 함께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FBI 조사가 이뤄진 바로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ABC방송은 “아직까지 두 사건의 상관관계를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만약 연관이 있다면 그동안 의혹을 낳았던 코미 전 국장의 해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이 지난해 대선 당시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와 연루돼 대선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자 이를 막고자 코미 전 국장을 해임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FBI 전직 고위 관료 출신인 리차드 프란켈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FBI의 개입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기업에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FBI가 트럼프그룹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의 공모관계가 드러날 수도 있다. 이는 그들이 결코 원치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트럼프의 차남인 에릭은 전면 부인했다. 그는 ABC방송 인터뷰에서 FBI 조사에 대한 즉답을 피한 채 “우리가 해킹을 당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우리는 절대 해킹을 당한 적이 없다. 확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그룹 역시 해킹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26일(현지시간) 트럼프그룹 대변인 아만다 밀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그룹 역시 일상적인 사이버 테러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면서도 “트럼프그룹이 해킹당하지 않았다는 점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우리는 해킹 시도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기업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때 운영했던 트럼프그룹은 미국 내 400개가 넘는 고급 부동산을 보유한 글로벌 부동산 회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취임 직전 ‘이해충돌’ 논란을 피하기 위해 사업권을 두 아들에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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