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건륭제 옥새 <출처=베이징관광국>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보석류는 뭘까? 바로 옥(玉)이다. 이유는 악한 기운을 몰아내고 운세를 좋게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황제의 상징인 옥새(玉璽)를 옥으로 만든 것만 봐도, 중국인의 옥에 대한 경외심을 엿볼 수 있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옥이 부패를 방지하는 신비한 힘을 지녔다고 믿는다. 워낙 옥을 존귀하게 여기다보니 ‘금에는 가격이 있지만 옥에는 가격이 없다’는 말이 널리 회자될 정도다. 그런 만큼 옥 가격은 상품(上品)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이다.

사실 옥은 그냥 돌일 뿐인데 중국인의 미적 감각이나 주술적 의미, 역사적 배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인기 있는 보석이 됐다. 한대(漢代)에 특히 옥 문화가 발전했는데, 영성이 강해 액운을 막고, 그 자체가 신령하다 믿었다. 옥에 대한 믿음은 점점 커져 부적마냥 지니고만 있어도 액막이를 한다고 여겼다.

건강에도 대단히 이롭다고 믿었다. 이시진이 저술한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옥은 ‘위속의 열을 없애고 답답한 가슴과 갈증을 해소하며, 심장과 폐활량을 좋게 하고 뼈를 강하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고, 기혈의 흐름을 도와 심신을 안락하게 한다’고 돼 있다.

중국인들의 옥 사랑은 기원전부터 시작된다. 옥을 깎는 기술은 주왕조가 끝나는 기원전 255년경에 전성기에 이르렀고 그 후 2천 년 넘게 그 전통이 이어져왔다. 신석기 시대에 중국인들은 옥을 깎아 만든 제기를 사용했고 상(商 BC 20∼18세기)왕조 때는 옥으로 동물 모양의 장식을 새겨 만들었다.

청나라의 건륭제(乾隆帝) 재위 기간(1733∼96)은 옥의 가공 기술에 특히 중요한 시기였다. 이 시기에 수천 개의 옥이 황실의 수집품으로 들어갔으며, 베이징의 자금성과 귀족 및 관리의 집에서 장식 또는 종교적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됐다. 또 이 시기에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옥이 수입됐다. 특히 미얀마에서 수입된 밝은 초록색의 경옥은 가장 높이 평가받았다.

중국인의 옥 거래방식도 흥미롭다. 중국 옥 시장에 가면, 미얀마 산 옥이 들어 있을 것이라 추정되는 돌을 대량 수입해서 넓은 장소에 두고 판다. 돌 크기가 크면 클수록 옥이 들어 있을 확률이 크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데, 이것을 사서 석재용 톱으로 가른다. 일종의 옥 로또인 셈인데, ‘의기양양해서 들어가 바지 벗고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행성이 높다. 희한한 것은 중국정부의 태도다. 중국 정부는 다른 사행산업은 규제를 하면서도 옥 시장만큼은 용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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