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미국 주요 언론들이 앞 다퉈 트럼프의 한국 역사 왜곡을 비판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즈(NYT)는 19일 “한반도로 오고 있다던 칼빈슨호가 반대 방향으로 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인들은 주요 동맹국인 미국에게 속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칼빈슨호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한국에서 보도되고 있다. 북한이 가짜 미사일을 군사 열병식 때 전시하는 것처럼 미국도 이제 ‘블러핑(허세)’을 대북정책의 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는 특히 “트럼프는 칼빈슨호 발언이 연막작전이었다고 변명하겠지만 한국인들은 그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즈는 또 “한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더라’고 말한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과거 중국에 영토를 침범당한 적은 있었지만 점령을 당해 중국의 일부가 된 적은 없다. 트럼프의 발언은 한국인에게 모욕감을 줬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의 한국 발언을 비판했다. WP는 19일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솔한 발언에 한국 국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WP는 "한국은 중국과 문화·역사적으로 오랜 세월 얽혀 있지만, 중국의 거듭되는 침략에도 직접적이고 공식적인 지배 아래 놓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WP는 황경문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당나라의 도움으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7세기부터 조선 시대 19세기까지 이어진 중국과 한반도의 조공 제도를 거론했을 수 있다. 하지만 조공 제도가 중국의 속국을 뜻하는 건 아니다. 과거 만주와 한반도 북부를 지배했던 고구려도 중국과 대등한 관계였지 속국은 아니었다"라고 전했다.

WP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발언을 그대로 옮긴 것인지, 아니면 통역을 통해 듣느라 오해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또 시 주석이 정말 그런 발언을 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이 문제에 대해 백악관에 공식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WP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한국을 무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북한이 동해상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동해'(East Sea)가 아닌 '일본해'(Sea of Japan)로 표현했다"라고 지적했다.

WP는 "한국은 수천년에 걸쳐 고유의 역사를 갖고 있는 나라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중심적인 외국 지도자보다 미국 국무부의 한반도 전문가들에게 역사 교육을 받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WP가 지적한 자기 중심적인 외국지도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주석을 뜻한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대통령의 한국 역사 왜곡에 대한 비판에 아직까지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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