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24일 10시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입구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KB금융지주 측에서 소액주주 위임을 받고 온 시민단체 대표의 출입을 막았고,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진 것.

투기자본감시센터 윤영대 대표는 KB금융지주 소액주주들의 위임을 받고 24일 주주총회에 참석하려 했으나 저지당했다. 윤 대표가 위임 받은 의결권 주식 수는 7만여주에 달한다.

윤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국민은행 소액 주주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주주총회가 열린 본점으로 갔다. 그런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수십명의 직원과 청원경찰이 출입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주주인데 왜 주총에 못 들어가게 막느냐”고 항의하며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수십명이 달려들어 결국 총회장 참석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윤영대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해 윤종규 회장의 경영 책임을 묻고 사퇴를 촉구하는 공개 질의를 할 예정이었다.

윤 대표는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이 2003년 9월 국민카드 합병과 관련해 1조6천억원의 분식회계로 중징계를 받고도 회장에 취임한 뒤 국세청으로부터 법인세와 이자를 포함 약 5천7백억원을 환급받았는데, 그 중 약 3천억원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김앤장에 얼마를 지급했는데 확인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행을 4683억원을 조세포탈한 혐의로 고발했는데, 그 시효가 이달 말이기 때문에 자진납부를 요구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또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대우증권을 인수하지 못하고, 현대상선의 현대증권지분 22.6%를 1조2500억원에 매입해 줌으로써 KB금융지주에 7434억원의 손실을 발생시켰다. 이밖에 2명의 사외이사와 현정은 회장과의 관계에서도 질의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윤종규 회장이 청경과 직원을 동원해 주주총회장을 밖에서부터 봉쇄하는 불법을 저질렀다. 윤 회장을 주총 업무 방해죄로 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주식을 위임받아 온 대리인을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주주총회에서는 회사의 미래 방향을 밝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곳인데 물리력을 동원해 참석을 막은 것은 법 위반 여부를 떠나 기업 윤리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의 입장은 다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출입 통제를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막았다기보다는 설득했다. 오늘 주주총회에 특별한 안건이 없으니 돌아가는게 좋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돌아간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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