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네티즌수사대 자로 페이스북 캡쳐>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3년간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이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네티즌 수사대 ‘자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당장 세월호를 똑바로 세워 물속에 잠긴 좌현 쪽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자로는 “기쁨, 슬픔, 안도, 분노, 희망. 인양된 세월호를 보니 만감이 교체한다”며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까. 세월호야 부디 진실을 말해줘”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앞서 자로는 세월호 침몰이 ‘외력’으로 인해 일어났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세월X’를 공개한 바 있다. ‘세월X’는 2014년 5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발표한 ▲과적 ▲조타 실수 ▲고박 불량 ▲복원력 상실 등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반박하고, 세월호 침몰은 ‘외력 충격’ 때문에 일어났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세월호 인양이 성공하면 자로가 제기한 의혹을 풀 수 있을까.

 

첫 번째 의혹, 화물 과적

사고 당시 세월호는 최대 적재 화물량보다 2배 이상(20215t)을 실었고, 선박의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싣는 평형수도 적게 실었다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또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세월호 화물 중에 제주 해군기지로 운반되는 철근 410t이 실려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자로는 ‘과적’에 대해 “참사 당일 많은 양의 화물이 실려 있었지만 평소보다는 적은 과적량이었다. 사고 당일보다 3배 많이 과적한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평형수를 뺀 것 역시 “큰 선수탱크에 평형수를 적게 넣으면 물이 출렁거려서 복원력이 더 나빠진다. 그래서 선수 탱크의 평형수는 뺐지만 선수탱크 바로 뒤쪽에 있는 1번 탱크에는 평형수를 거의 가득 채웠다. 이것 가지고 세월호가 넘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철근 400여톤 역시 “어디에 싣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오히려 철근은 배의 중심을 잡아주는 평형수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세월호 선체가 누워있기 때문에 자로가 주장한대로 화물의 위치나 과적량을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년의 시간동안 적재된 화물이 유실됐을 가능성이 크고, 철근 등 화물이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침몰 당시 위치에서 벗어나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의혹, 조타 실수

검찰은 세월호의 침몰 원인 중 하나로 ‘조타 실수’를 들었다. 세월호가 오른쪽으로 기운 직후, 조타수가 조타 실수로 좌현이 아닌 우현으로 타를 돌려 배가 더 급격히 기울었다는 것. 세월호 이준석 선장도 재판 과정에서 배가 기운 직후 조타실에 가 보니 타각 지시기가 우현 쪽 1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특조위는 그러나 조타기와 계기판 등 관련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러나 당시 조타수였던 조준기씨는 “타를 왼쪽으로 돌렸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오고 있다. 자로 역시 세월호 관련 영상을 분석해 “조타기 핸들은 왼쪽으로 돌아가있고 선체 밖에 있는 타 역시 왼쪽으로 꺾여있다”며 “조타기가 고장났다면 타는 오른쪽을 완전히 꺾여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인양에 성공할 경우 조타실 등을 조사해 조타 실수가 있었는지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의혹, 외부충돌설

자로는 검찰이 제시한 네 가지 원인(과적, 조타 실수, 고박 불량, 복원력 상실)으로는 전복이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지목하는 세월호 침몰 원인은 ‘외력’이다. 자로는 “좌현 쪽에는 충돌 흔적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세월호 선체 좌측에 집중했다. 그는 좌현 밑바닥 쪽에 외력 충돌 가능성을 주장해왔다.

자로와 함께 외부충돌설을 제기한 김관묵 이화여대 교수도 지난 1월26일 자신의 블로그에 “세월호 선저(배 밑부분)가 골조가 드러나도록 찢어졌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인양 업체인 상하이 샐비지가 촬영한 수중 영상에서 최대 15mx4m 크기의 회색 자국에 세로 줄무늬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줄무늬는 세월호 선체의 골조로 사용된 빔의 위치와 일치한다는 것. 김 교수는 “세월호의 골조가 드러날 정도로 외판이 찢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세월호가 완전히 물 밖으로 나오게 되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선체의 좌현과 찢어진 선저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로는 “해수부는 실종자 수색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선체를 세울 생각은 하지 않고 올라오면 절단부터 하려하고 있다”며 “세월호를 세우려면 별도의 예산이 들고 미수습자 가족들의 동의도 필요하겠지만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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