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이렇게 금방 올릴수 있는걸 왜 이제서야…”

23일 새벽 3시 45분경, 세월호가 침몰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차가운 바닷물 속에 3년간 잠겨 있던 세월호의 선체는 여기저기 부식되고 긁힌 흔적이 역력했다.

세월호 선체를 수면 위 13m까지 끌어올리는 작업은 이날 오후 늦게 혹은 저녁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체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위치가 변동돼 와이어와 세월호 선체 간 간섭현상이 발생했기 때문. 세월호의 인양은 1차 고박 후 선체 위치를 조정, 안전지대에 있는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겨 싣는 순으로 진행된다.

세월호 인양 소식에 국민들은 너나없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는 세월호 인양 관련한 트윗이 23일 오전 10시40분 현재 10만건이 넘어가는 등 온 국민의 시선이 세월호 인양에 쏠려 있다. 세월호의 선체가 물 위로 드러나자 많은 누리꾼들은 “이렇게 쉽게 인양될 수 있는데 왜 안 했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일부 누리꾼들은 정부가 대통령 탄핵 5시간 만에 세월호 인양을 결정한 것을 지적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박근혜 탄핵되자마자 세월호 인양되는거 허망하고 너무 슬프다. 이렇게 바로 할 수 있는 걸 그동안 별별 이유들을 들어가며 못한다고 한 건가(@onsongs***)”라고 말했다. 이 트윗은 1만여건 이상 리트윗되며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의 공감을 받았다. 또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세월호 4시에 인양된다는데 어떻게 탄핵되자마자 작업 시작하나. 진짜 비용이나 인력 문제가 아니고 오로지 윗사람 권력, 이게 문제였다(@yulmu_0***)”고 지적했다.

반면 고난이도의 작업으로 인해 인양 시간이 지연된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세월호 인양작업같이 해수 부식물을 건져내는 작업은 매우 고난도의 작업이다. 여태 뭐했냐.. 이렇게 쉽게 되는거냐.. 같은 얘기는 제발 하지 말자. 점검해봐야 할 사안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건 진짜 천운이고 대비가 되었으니 놀랍도록 순조로운거다(@notre_dam***)”고 말했다. 그러나 인양 작업이 3년간이나 지연된 것을 납득하지 못한다는 반응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세월호 인양이 단 며칠만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바닷속에 거꾸로 박힌 배를 끄집어 내는 데 며칠밖에 걸릴 리가 없으니까. 문제는 과연 그 작업이 3년 걸릴 일이었는가(@jwhite0***)”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세월호 인양에 드는 ‘비용’에 주목했다. 정부가 책정한 세월호 인양 비용은 약 1020억 원이다. 일부 누리꾼은 “근로소득세 기준으로 세금 내는 인구가 약 1200만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세월호 인양에 1020억정도가 들었다고 하니 1인당 만원 조금 안되게 든다(@s9611***)”, “참사 초반에 국내기업들이 무료로 인양해준다 했을 때 인양했으면 시신이라도 찾았겠다(@dbql****)”, “ 대기업에서 인양 돕겠다는데도 거부해서 결국 막대한 국민 혈세 들어가게 한 게 누군데(@kis1****)”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대기업 무료 인양’은 사실이 아니다.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 시 대우조선과 삼성 등이 보낸 해상크레인은 실종자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인양작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 같은 달 25일 해상크레인은 기상악화로 인해 각사의 조선소로 복귀했고, 실종자 구조 이후 세월호 인양이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다시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한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세월호 인양 비용’이 올라온 것을 두고 분개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세월호 인양 비용을 검색어에 올리는 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소름끼친다(@tvxqjy***)”, “검색어 1위가 세월호 인양 ‘비용’이라니 참 천박하다(@realp***)”, “세월호 인양 비용이 걱정 되시는 분들, 터널에 갇혀도 집에 도둑이 들어도 비용을 생각해서 ‘국가’에서 구해주길 절대로 바라지 마시길(@cielight***)”, “얼마가 들더라도 국민 부담이 어떻더라도 저건 꼭 해야 하는 거야(@itsme_***)”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양 비용을 ‘사회적 신뢰 회복 비용’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세월호 인양 비용보다 앞으로 이 사회의 시스템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필요할지를 생각해야할 때가 아닌가(@Moong***)”라고 말했다. 또다른 이용자는 “세월호를 인양하는 비용이 얼마나 들었건, 그건 나를 비롯한 국민들이 대한민국에 ‘아직은’이라는 희망을 갖게 하는 비용이 아닐까(@JayJi***)”고 말했다.

한편,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세월호 인양중 어느 하늘에 뜬 구름의 모양’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원주에 파견 중인 매형이 보내준 사진”이라며 “인양 성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해당 사진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색 리본을 연상시키는 모양의 구름 사진이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하늘도 간절한다보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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