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김정남 암살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여성 용의자 2명이 독성 물질을 맨손에 묻혀 공격했다”고 공식적인 견해를 밝혔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21일(현지시간) 오전 쿠알라룸푸르 내 경찰청 청사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여성 두 명이 액체로 김정남을 공격한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바카르 경찰청장은 “용의자들이 ‘맨손(bare hands)’으로 독극물을 김정남의 얼굴에 문질렀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은 그동안 “용의자들이 독극물이 묻은 헝겊이나 장갑, 또는 독극물 스프레이 등을 이용해 김정남에게 독극물을 투척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언론의 보도는 추측이며 남성 용의자가 아이샤와 흐엉 두 용의자에게 차례로 손에 액체를 발라줬다는 것.

바카르 청장은 “CCTV를 보면 여성 용의자 두 명이 독성에 중독되지 않기 위해 두 팔을 떼어놓은 채로 화장실 쪽으로 가고 있었다. 이들이 독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바카르 청장은 “용의자들은 사전에 몇 차례 예행연습을 한 뒤 망자의 얼굴에 액체를 발랐다”며 “여성 용의자 2명이 얼굴을 덮는 공격을 하도록 이미 훈련을 받았다”고 부연 설명했다. 경찰청장의 이런 설명은 “장난으로 했다”는 여성 용의자의 진술과 다르다.

바카르 청장은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의 종류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트남 온라인매체 VN익스프레스는 “흐엉의 아버지 도안 번 타인(64)은 ‘딸이 약학교육을 받기 위해 10년 전 고향인 북부 남딘 성을 떠나 수도 하노이로 갔다’고 말했다”고 21일 보도했다.

흐엉은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첫 번째 용의자다. 바카르 경찰청장은 “용의자들이 맡은 각각의 사건 역할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질문에 “수사 중인 상황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 연루돼 경찰이 추적 중인 북한 국적 인물 가운데에 북한대사관 소속 외교관 도 포함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 국적 2명의 신원을 실명과 함께 공개했다. 이들은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로 아직 말레이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대사관에 이들의 면담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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