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장시호씨가 이모 최순실씨의 아킬레스건을 잇따라 터뜨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박근혜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차명폰 대화다. 장시호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지난해 4월부터 6개월간 차명 휴대전화로 570여 차례 통화한 결정적 정보를 제공했다.

특검은 장씨의 진술을 토대로 최씨의 인사개입 정황을 추가로 확보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박 대통령과 최씨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차명 휴대전화로 향후 대책을 모의한 정황을 확보했다.

지난해 7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비리 의혹이 언론에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최순실 씨는 취재진을 피해 장 씨의 집에 잠시 머물렀다. 최 씨가 집을 잠시 비운 사이 장 씨는 최 씨의 시크릿 백을 뒤졌고, 이 핸드백에서 인사 이력서 등 자료와 그 위에 붙은 ‘민정수석실’이라고 적힌 메모지를 봤다. 장씨는 이 자료를 휴대폰으로 찍은 뒤 자신의 측근 김모 씨에게 파일로 보냈다. 사진을 본 김 씨는 장 씨에게 “회장님(최순실)한테 혼날 텐데…”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장 씨는 김 씨에게 “이게 미래에 나를 살릴 거다”며 잘 보관할 것을 당부했다. 이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본격화하자 장 씨와 김 씨는 이 사진을 휴대전화에서 지웠다. 하지만 특검은 장 씨의 제보로 김 씨가 외장 하드디스크에 숨겨 둔 이 사진 파일을 확보했다.

해당 자료에는 이철성 경찰청장과 우리은행장 후보자, KT&G 사장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프로필 등이 담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철성 청장 측은 이날 "전혀 아는 바 없으며,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장 씨는 최 씨의 시크릿 백에서 차명 휴대전화도 발견했는데, 여기엔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51)과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38), ‘이모’라는 명의로 된 연락처 3개가 저장돼 있었다.
최 씨는 평소 박 대통령을 ‘삼성동 이모’라고 불렀는데, 박 대통령의 휴대전화 연락처를 이름 대신 ‘이모’로 저장한 것이다.

장 씨는 최 씨의 휴대전화 번호와 저장된 연락처 3개를 메모해뒀다가 특검에 제보했고, 이는 특검이 박 대통령과 최 씨 사이에 오간 은밀한 통화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됐다. 특검은 최 씨의 시크릿 백 속 인사 자료의 출처와 실제 청탁이 이뤄졌는지 확인 중이다.

장시호씨는 최씨가 사용하던 태블릿 PC를 특검에 제출하면서 특검의 '특급도우미'라는 별칭을 얻은 바 있다. 태블릿에는 최씨의 독일 코레스포츠 설립 및 삼성 지원금 내역이 담긴 다수의 이메일이 들어 있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 결정적인 물증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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