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당시 재현도. <사진출처=동방일보>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체포된 여성 용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남자 4명의 사주를 받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말레이시아 중국어 신문 동방일보(東方日報)는 16일 “체포된 여성 용의자가 심문 과정에서 ‘남자들의 의뢰로 다른 용의자 여성과 함께 김정남을 습격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동방일보는 “두 명의 여성 용의자는 모두 베트남 국적이며, 경찰은 용의자들이 북한으로 의심되는 국가의 기관원에게 고용돼 청부 살인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따르면 여성 용의자 2명은 남자가 김정남이 맞다는 신호를 보내자, 뒤로 다가가 한 명은 독극물이 든 액체를 발사하고, 공범 여성은 김정남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 순간 김정남은 고통을 호소하며 필사적으로 용의자를 뿌리쳤다. 용의자들은 김정남이 비틀거리며 쓰러지는 것을 확인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 사건 최대의 의문은 김정남을 습격한 범인이 전원 도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건 발생 뒤에 여성 용의자가 다시 공항 주변에 나타나 서성거린 점, ▲공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호텔에서 검거된 점 등으로 미루어 체포된 것이 아니라 일부러 잡혀준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반면 공범으로 추정되는 남자 4명과 여성 1명은 오리무중이다.

여성 용의자의 정체도 의문이다. 현재 체포된 여성은 만 28세로, 이름은 도안 티 흐엉이며 여1988년 5월31일 베트남 북부 도시 남딘 출생한 것으로 여권에 기재돼 있다. 하지만 도주 중인 다른 여성 용의자도 베트남 국적인지 불확실하다. 일각에선 도주한 여성이 북한 공작원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정보기관 관계자는 “도주한 여성이 북한 공작원일 경우, 체포시 자결 명령을 받는다. 상황에 따라선 용의자가 이미 사망했거나 아니면 말레이시아를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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