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당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최혜진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피살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이 피살된 정황을 소개하며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랑고르주 경찰 범죄수사국의 파드질 아흐매트 국장은 14일 현지 언론에 “그가 (김정남) 13일 오전 9시 콸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마카오행 항공편 탑승을 기다리던 중 습격을 당했다”고 말했다.

아흐매트 국장은 “그는 출국장의 안내원에게 다가가 ‘누군가 뒤에서 자신을 붙잡고 얼굴에 액체를 뿌렸다’며 도움을 요청해 즉시 공항 진료소로 이송됐다. 당시 그는 얼굴을 감싸 앉은 채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진료소로 옮겨진 김정남은 온 몸을 떨며 발작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바로 숨졌다.

김정남의 피살 소식은 전세계 외신들이 앞다퉈 긴급 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김정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묻는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부검을 마친 뒤 사망 원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내에서 접촉한 인사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당국은 또 김정남에게 독약을 뿌린 2명의 여성에 대해서도 긴급 체포 명령을 내리고 행방을 추적 중이다. 김정남에게 독약 테러를 가한 여성들은 북한 공작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김정남 피살 직후 북한이 보인 반응이다.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은 김정남사망 사실이 확인된 곧바로 시신 인계를 요구했다. 북한측은 김정남의 국적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신 인계를 요구했다는 것. 이 사실은 말레이시아 외교당국이 확인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요구가 있었지만 아직 인계하지 않은 상태다. 우리는 부검을 마친 뒤 시신을 인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출생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김정일의 셋째 부인인 고영희에게서 태어나 둘이 이복형제다. 김정남은 장성택 등의 지원을 받아 한 때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꼽혔으나 2001년 5월 일본 밀입국 적발 사건이 터지면서 권력이 중심에서 멀어졌다. 이후 마카오와 중국 등지를 옮겨가며 도피 생활을 해온 김정남은 김정은 집권 후 생명의 위협을 느껴 신분을 감춘 재 은신처를 자주 옮겨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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