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류금지령(限韓令,한한령)’이 클래식 음악계까지 확대됐다.

영국 클래식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자신이 운영하는 음악 뉴스 사이트 ‘슬립디스크(Slipped Disc)’를 통해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중국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고 전했다.

백건우는 오는 3월 18일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예정이었지만 비자 발급이 거부돼 중국의 신예 여성 피아니스트 사 첸으로 교체됐다. 레브레히트는 “백건우는 2000년 중국의 초청을 받은 첫 한국 연주자였다. 이번 공연 취소는 (사드에 따른) 지역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건우의 중국 비자 발급 거부 소식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클래식계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3월 중국 시안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지만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한국의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중국 공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클래식계에서 연주자의 중국 비자 발급이 거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외교부 당국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문화예술계의 교류는 정치외교적 차원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번 백건우 사례 하나만 갖고 중국 정부에 항의할 경우 자칫 상황을 악화시켜 전체 클래식계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클래식 교류 행사에 정통한 한 인사는 “중국은 문화를 숭상하는 분위기가 있는 나라다. 이런 점을 의식해 중국 정부의 성숙한 대응을 촉구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