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2014년 4월 17일 박 대통령이 팽목항을 방문할 당시 헤어스타일이 평소 헤어스타일과 확연히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당일 박 대통령의 헤어스타일과 평소 헤어스타일을 비교 분석한 결과, 팽목항 방문 당시 박 대통령의 헤어스타일은 심하게 헝클어져 있었다. 이는 세월호 참사 당일인 16일 중대본을 방문했을 당시 박대통령의 헤어스타일과 매우 흡사하다. 평소 박 대통령의 헤어스타일은 매우 단정한 편이다.

2014년 4월 17일 팽목항 방문 당시 박 대통령. <사진출처=YTN 캡쳐>

당시 사진을 비교해보면 박 대통령의 머릿결이 차분하지 않고 부스스하게 떠 있다. 장소가 팽목항이어서 바람의 영향 때문으로 볼 수 있으나 박대통령과 함께 한 사람들의 머리는 바람이 날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바람의 영향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2014년 4월 16일 중앙대책본부 방문 당시 박 대통령.


박 대통령이 인위적으로 헤어스타일을 바꿨다는 의혹은 전속 미용사가 제기한 바 있다. 국회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정송주 미용사는 6일 SBS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머리 상태가 왜 평소와 달랐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때 좀 비상사태였잖아요. 그래서 그런 옷(민방위복)을 입으셔서 일부러 그렇게 머리를 했다”고 밝혔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냐’는 질문을 재차 하자 미용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를 토대로 SBS는 “박 대통령이 중대본 방문을 앞두고 민방위복을 입는 것에 맞춰 일부러 머리를 부스스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 의혹은 한겨레신문이 최초 보도했다. 6일 한겨레신문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8시49분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한 뒤 10시에 대통령이 첫 서면보고를 받고, 12시쯤 청와대가 미용사에게 방문을 요청한다. 이후 오후 1시 미용사가 도착해 90분 동안 대통령 ‘올림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신문은 또 “당시 박 대통령은 이미 국가안보실로부터 오전 11시23분 '315명의 미구조 인원들이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전화로 받았음에도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았고 정 원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골든타임 와중에 최소 90분을 허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는 “세월호 참사 당일 아침에 정 모 원장은 청와대로 들어가 평소처럼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다시 청와대의 호출을 받고 중대본을 방문하는 대통령의 일정에 맞춰 머리 스타일을 다시 고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지난 6일 “청와대는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을 위해 총무비서관실 소속으로 2명을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4월 16일 출입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오후 3시 20분경부터 약 1시간가량 청와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되며 당사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20여분”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7일에도 해명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관저에서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머리 손질을 받았다는 보도에 “미용사가 아침에 출입한 기록은 없다. 미용사는 시간제 계약직 직원으로 출입증을 찍고 들어간다. 출입한 것은 어제 드린 자료 그대로"라고 말했다.

미용사 청와대 출입 관련 의혹 제기는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의 발언과 배치된다. 이 차장은 지난 5일 국회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외부에서 관저로 들어온 인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미용사는 계약직 직원으로 외부 손님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통상 아침에 머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날은 왜 오후에 했느냐는 질문’에는 "확실하게는 모르겠는데 공식일정이 나오면 그에 맞춰서 미용사가 들어오고 보통의 경우는 본인이 손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박 대통령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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