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핵닷컴'이 제공한 의원 청원 메일 양식. 찬성, 반대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홈페이지에 해당 의원의 탄핵 찬반여부가 나타난다. <사진=박근핵닷컴 제공>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청원 사이트 ‘박근핵닷컴(https://parkgeunhack.com/)’ 운영진이 “국회의원의 탄핵 찬반 결과에 기술적 오류가 있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밝혔다.

본지는 지난 2일 새누리당 A 의원실로부터 기사 삭제 요청을 받았다. A 의원실은 “박근핵닷컴에 탄핵 반대로 표기돼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삭제를 요구했다. 이에 기자가 “해당 기사는 박근핵닷컴 내 표시된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받은 청원메일에 찬성 혹은 반대 버튼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의사 표시가 된다”고 하자 A 의원실은 “해당 메일을 열어보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의원실 직원이 잘못 누른 것이냐”고 묻자 “의원실에서 박근핵탓컴 관련해 메일을 열어 본 사람이 없다. 우리도 거기에 왜 그렇게 올라갔는지 모른다”고 극구 부인했다.

A의원이 박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는 의사 표시로 누를 것 아니냐고 재차 묻자 “의원 메일은 의원실에서 공용으로 쓰기 때문에 의원님의 답변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에 기자는 박근핵닷컴 운영진에 탄핵 찬반의견 표시가 시스템 오류일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사이트 운영진에게 문의 메일을 보냈다. 5일 박근핵닷컴 운영진은 “기타 상세한 정보들을 살펴본바 시스템 오류가 아니라고 말씀 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미 다수의 의원들이 시스템을 통해 의사표시를 하였고 내부적으로 기록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며 “(메일을) 열어본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기록이 남기 때문에 열어본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메일을 열어보지도 않았다’는 A 의원실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결국 시스템 오류가 아니라면 현재 박근핵닷컴에 표시된 탄핵 찬반 의견은 의원 혹은 의원실이 청원 메일을 확인하고 의사표시를 했다고 보는 것이 설득력 있다. 다만 A 의원실이 ‘공용 메일’이라고 지적한 대로 해당 의원의 공식메일에 접근할 수 있는 의원실 내 누군가가 의사표시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보좌진이 의원의 허락 없이 탄핵 여부에 의사 표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낮다.

박근핵닷컴 운영진은 본지 이메일 답변에서 “웹사이트에서 국회의원에게 청원을 발송하면 탄핵에 대한 의원을 답을 바란다는 내용과 함께 청원한 유저의 이름, 지역구 및 한줄메시지가 들어간다”며 의원들이 받는 메일 내역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청원 메일에는 현재까지 발송된 청원 숫자와 함께 의원의 찬반의사를 받을 수 있는 버튼이 있고, 메일을 받은 의원은 버튼을 클릭해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운영진은 사이트 개편 소식도 전했다. 운영진은 “의원의 탄핵 찬반 의사는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며 “버튼을 누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건의를 바탕으로 사이트 수정작업을 할 예정이다. 수요일(7일) 많은 업데이트가 될 예정이니 앞으로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근핵닷컴’은 막대한 서버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기부금을 받고 있다. 운영진은 기부금 모금액과 사용처 등 내역을 추후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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