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비상시국에 야권공조를 약화시켰다는 비판과 함께 영수회담을 전격 제의한 배경에도 의혹이 무성하다. 추 대표가 영수회담을 전격 제의한 것은 14일 오전 6시 30분경이다. 이때까지 영수회담 제안 내용을 알고 있었던 당내 인사는 극소수였다. 추 대표는 우상호 원내대표와도 사전 상의없이 영수회담을 결정했다.

추 대표가 우 원내대표를 제치고 영수회담을 긴밀하게 의논한 상대는 누구일까.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영수회담이 무산된 후 여러 설이 나돌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한광옥-김민석 사전 조율설이다. 추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의하자 청와대는 아무런 고민 없이 즉각 수용했다. 사전에 조율되지 않고서는 이렇게 번갯불에 콩 볶듯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전했다.

당 일각에서는 한광옥 실장이 먼저 나서서 추 대표측과 접촉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동교동계 출신인 한 실장이 박 대통령 보호 차원에서 영수회담을 먼저 제의했다는 것이다. 한 실장은 협상 파트너로 추 대표의 신임이 두터운 김민석 전 대표를 꼽았고, 사전 조율 끝에 영수회담을 성사시키는 쪽으로 의견 접근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김민석 전 의원은 현재 추 대표 특보단장을 맡고 있다.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이런 소문을 사실일까. 본지는 김 전 의원에게 직접 물어봤다. 다음은 김 전 의원과 일문일답.

- 김민석 전 의원이 한광옥 비서실장과 ‘핫라인’을 만들어 영수회담을 추진했다는 요지의 기사가 언론에 나오고 있다. 사실인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런 적 없다.”

- 추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할 거라는 얘기는 언제 들었나.

“지난 13일 2시부터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처음 영수회담 이야기가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이들 중 중진의원들이 ”영수회담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당시 나는 회의에 참석했다가 팟캐스트 녹음 때문에 회의가 끝나갈 때쯤 나왔다.”

- 영수회담 제안 물꼬를 추 대표가 아닌 당 중진 의원이 먼저 제기했다는 뜻인가.

“그렇게 보는 것이 정확하다. 나중에 얘기를 들었는데 연석회의가 끝나고 여러 의원들의 영수회담 제안을 받은 추 대표가 숙고해서 우상호 원내대표와 마지막에 조율했다고 들었다. 나는 그 이후에 밤늦게 연락을 받았다”

- 연석회의에서 영수회담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이 난 건가.

“아니다.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이제는 더 강하게 퇴진투쟁으로 가야 한다’였다. 방법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었다. 영수회담 제안은 4명 정도 거론했는데 문희상 의원이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전해철 최고위원도 영수회담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래서 추 대표가 적극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가 의견수렴 과정 없이 단독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얼마나 참석했나.

“최고위원은 다 참석하고 4선 의원 등 중진의원을 합치면 한 20명 쯤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 중요한 사안을 추 대표가 폐쇄적으로 결정했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해서 나온 얘기를 갖고 방향을 잡아 원내대표와 최종 조율한 것이라 추 대표는 프로세스를 거쳤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저도 우상호 대표에게 물어봤더니 추 대표와 얘기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추 대표는 동의한 것으로 본 것 같다. 충분한 절차를 거쳤는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

- 사전에 청와대 측으로부터 당에 접촉이 있었나.

“없었던 것으로 안다.”

- 영수회담 철회를 놓고 추대표가 김 전 의원과 상의했나.

“어제(14일) 의총 정회 때 대표실에서 만났는데 철회하겠다고만 했다. 사실 당 내에서 사적으로 하야를 제일 먼저 언급한 사람이 추 대표라는 것은 다 안다. 단지 대표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온 것이다. 추 대표 자신은 대통령 2선 후퇴나 거국중립내각을 한 번도 입에 담은 적이 없고 끊임없이 퇴진론 기조를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영수회담 역시 최후통첩 성격의 만남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영수회담 관련 이런 저런 오해가 쌓이니 철회해야겠다고 얘기하더라.”

-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영수회담 의제가 먼저 나왔고 추대표가 이를 수용했다면 논의를 거친 셈인데 왜 비난이 나온다고 보나.

“영수회담을 주장한 분들 중 일부가 그런 얘기한 적 없다고 해버리니까 오해가 쌓인 것 같다. 누가 어떤 얘기를 했는지 다 기록돼 있는데 추 대표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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