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당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새누리당이 긴급최고위원회를 열어 박근혜 대통령에게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하기로 결정했다.

30일,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여‧야가 동의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선도적으로, 적극적으로 이번 사태를 수습할 것이다. 야당도 국정수습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달도 안남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인적쇄신이 돼야 한다는 인식하에 최고위원들이 요청을 드리게 됐다. 당 최고위가 낸 의견에 대해 대통령께서 결정을 하시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거국내각 요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지도부 총사퇴 등 대안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최고위 결정에 앞서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박 대통령을 따로 면담하면서 “야당이 수용할 수 있는 인사에게 총리를 맡겨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상임고문 회동에서는 책임총리 후보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김병준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후보 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대통령은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했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이같은 결정에 야당은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헌정을 파괴하고 헌법상 권리를 사교교주 최순실에게 헌납해온 지 4년이 넘었다. 이제 와서 오물 같은 그런 데에 집을 짓겠단 말인가”라며 새누리당의 거국내각 요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추 대표는 “새누리당 얘기는 듣고 싶지 않고 중요하지도 않다. 거국내각 운운하기보다 해야 할 것을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거국중립내각을 처음 제안한 문재인 전 대표도 부정적인 반응이다. 문 전 대표 측은 “거국중립내각은 국정 혼란을 막기 위한 하나의 제안이었다. 그러나 지금 청와대가 짜맞추 기하는 정황이 발견되는 상황에서, 더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거국 내각을 주도할 자격이 없다. ‘짝퉁 내각’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덮겠다는 것이냐. 새누리당은 야권과 국민 앞에서 자숙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같은 반응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의 야권 흔들기며 야권 분열 작전"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31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당과 저는 분명하게 선(先)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수사와 대통령의 탈당, 후(後)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주장했다. 대통령의 탈당 없는 거국내각은 어불성설이다. 탈당 후 3당 대표와 협의 후 총리 임명과 개각하는 것이 순서"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당적을 보유한 채 손학규, 김종인, 김병준 이런 분들이 총리가 되면 새누리당 총리가 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최순실씨 극비리 귀국과 관련해서는 “기획 입국 의혹이 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이기 때문에 최씨가 박 대통령과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낳게 한다"고 말했다.

최재경 신임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이 분이 검찰총장 하마평에 올랐을 때 우병우가 제거됐다는 것 아닌가. 최순실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할 수 있도록 검찰에 장벽이 돼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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