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 관련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녹취를 토대로 청와대 연관성을 추궁한 것.

백 의원이 국감에서 추궁한 요지는 ▲미르재단 운영 과정 ▲안종범 수석 개입 의혹 ▲미르재단과 청와대 유착 의혹 등이다.

백 의원에 따르면 이성한 전 사무총장은 최순실 씨를 미르와 관련해 본 적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다 밝혀졌지만 보이지 않는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순실 씨를 강하게 암시하는 내용이다.

백 의원은 또 이 전 사무총장이 미르재단 운영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최순실 씨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관여하면 이 전 사무총장이 ‘권한을 행사하려면 드러내놓고 해라’라고 말하기까지 한 것.

미르재단 이사회와 직원 선출 과정도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순실 씨가 추천한 사람이 있다는 말에 이사회의 이사들에게 정당하게 누구 추천을 받았다고 말을 못하거나 언론에 나오는 비선실세의 추천을 받고 오신 분들은 그만두라”고 말했다고 백 의원은 밝혔다. 또한 이 전 사무총장은 “미르는 2명만 공채로 뽑고 나머지는 다 추천이었다. 재단 사업을 진행하는 핵심부서인 경영지원본부는 인터뷰도 못 하고 채용을 했다. 그 부분은 후회스럽다”고 의원실에 증언했다.

기업모금과 관련해서 이 전 사무총장은 “약정을 이행해달라고 몇 번이고 기업들에게 공문을 보냈다”며 “약정기업이 출연해주면 끝나는 건데 이 기업이 자기네 계열사에 배분을 했다. 그래서 심지어 몇 개 기업에 약정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안종범 수석과 관련해서는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 4월 4일 안 수석한테서 전화 왔다. 당시 재단에서 나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이 있어서 알려주려 연락 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 9월 해임 후에도 최순실 씨, 안 수석과 수차례 통화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미르재단 운영에 청와대의 도움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그는 백 의원실과 대화에서 “재단이 에꼴 페랑디 섭외능력이 없다. 당시 혼자 일하는 구조”라며 “청와대 관련 행사를 많이 제안받았다”고 했다. 그는 또 “교육문화와 관련된 것은 교육문화수석실, 경제수석실과 협력을 했고, ODA 사업, 해외원조사업은 외교수석실까지 포함해 협조를 했다. 그 총괄을 왜 안종범 수석이 했는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이 전 사무총장의 증언을 대부분 부인했다. 다만 이 전 사무총장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했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지난 4월 4일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백 의원 질의에 "그날 전화한 건 맞다"고 밝힌 것.

이어 백 의원은 “‘당시 재단에서 나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이 있어서 알려주려고 연락이 왔다’고 이 전 사무총장이 증언했다. 이 내용으로 통화했나”고 묻자 안 수석은 “그런 내용으로 통화했지만 인사 관련된 이야기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사항은 지금 수사 중이기 때문에 분명히 밝혀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전 사무총장을 알게 된 계기에 대해 안 수석은 “미르재단 출범 후 재단 임원진들을 인사하는 자리에서 처음 봤다”고 밝혔다. 이에 백 의원이 “그 말은 안 수석이 직접 미르재단에 관여했다는 말이냐”고 묻자 안 수석은 “아니다. 미르재단과 여러 재단들이 중요한 일을 한다고 해서 왔을 때 여러 사람들과 같이 인사한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백 의원은 또 “이 전 사무총장이 해임 후 최순실, 안종범 수석과 여러 차례 통화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질의하자 안 수석은 “수사 중인 관계로 구체적으로 말씀 못 드리지만 해임 후에 제가 통화를 여러 차례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이 전 사무총장이 에꼴 페랑디 사업 사업으로 안 수석을 여러 차례 만났다고 했다. 맞나’는 질의에 안 수석은 “그 사업은 제 소관이 아니다. 제가 이 전 사무총장을 몇 번 만나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이분하고의 관계는 전혀 없다”며 “수사 중인 건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은 못 드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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