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면세점을 찾은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 마감을 앞두고 유통 대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8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손잡고 만든 HDC신라면세점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워 입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 시내면세점 9곳 중 8곳이 강북에 있는 만큼 강남에 면세점을 운영함으로써 '용산-중구-강남'을 잇는 면세점 벨트를 완성해 관광산업의 질적 개선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양창훈·이길한 HDC신라면세점 공동 대표는 "국산·중소중견기업 브랜드가 주인공인 매장으로 쇼핑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문화·음식 등 다양한 관광자원이 공유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여행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도 같은 날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를 사업 후보지로 확정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센트럴시티 일대의 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명동권과 차별화되는 문화 예술 관광 허브를 강남 일대에 조성한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이곳에 신규면세점이 들어서게 되면 최근 리뉴얼을 완료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관광객 유치에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는 "신세계면세점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한 검증된 면세사업자로서 센트럴시티에서도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창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번 신규특허에 도전하는 사업자 대부분이 강남권에 몰리게 됐다. 앞서 롯데는 잠실 월드타워점 특허 재획득에 나섰으며, 현대백화점은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택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은 검찰 수사라는 악재 속에서도 면세점 사업만은 포기할 수 없다는 각오다. 롯데면세점은 롯데월드몰 부지가 호텔부터 수족관, 영화, 문화콘서트홀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갖춰져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한국관광공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방한 중국인의 23%는 롯데면세점을 방문했다. 월드타워점이 다른 면세점과 차별화된 점은 들어오는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랜드마크 빌딩’으로 해외 관광객을 직접 유치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신규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탈락한 현대백화점도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도심공항터미널과 가까운 입지로 관광객의 쇼핑이 편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K네트웍스의 경우, 유일하게 강남 이외의 지역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을 사업 부지로 내세웠다. 24년 동안 운영해온 워커힐면세점 재연장에 실패한 SK네트웍스는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이란 점에 초점을 맞춰 특허 재취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최근 이사회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한류 관광 쇼핑 모델을 만들어 반드시 워커힐면세점 특허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밖에 두산과 한화도 면세점 대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편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은 오는 10월4일 입찰 접수를 마감한다. 세관 당국은 사업계획서와 담당 서울세관장 검토보고서를 토대로 특허심사위원회를 거쳐 오는 12월 최종 사업자를 선정, 발표할 방침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공정·투명한 심사와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최부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12월 중순이면 사업자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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