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집 60명 이상 거주 불편함 없어”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위원장.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민달팽이유니온에 대한 청년의 관심이 높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민간단체다. 민달팽이유니온은 교육연구사업, 달팽이집 공급 등 청년 주거 문제와 주거 불평등 해소를 위해 활동한다.

2014년 비영리민간단체로 시작한 민달팽이유니온은  비영리주거모델 실험을 위해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달팽이집 6호까지 내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런 활동 덕분에 이번 국정감사에서 민달팽이유이온 민경지 위워장을 참고인으로 초청해 청년주거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임 위원장은 국감에서 정부의 주거정책에 청년층에 대한 배려가 없음을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내곡지구 행복주택 임대료는 1㎡당 2만1000원으로 인근 서초지구 국민임대주택(1㎡당 9000원)보다 비싸다. 청년에게 가혹한 임대료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임 위원장은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선정 시 청년층이 불리하도록 가산점이 주어진다. 청년층에 공공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월요신문>은 27일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과 전화통화했다. 다음은 임 위원장과 일문일답.

 

민달팽이유니온이 하는 일은 뭔가

민달팽이유니온에서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로는 정책제안, 불합리 정책 개선 요구, 세미나 개최 등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민달팽이유니온이 있다. 두 번째는 민달팽이협동조합인데, 협동조합이 집을 구해 청년들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월세를 받고 그 월세를 모아 다시 새로운 주택을 공급하는 형태로 청년들의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민달팽이유니온이 소유한 달팽이집은 얼마나 있나

우리 단체가 소유하고 있는 집은 없다. 집주인과 5년 이상의 장기 전세계약을 하고, 청년들에게 월세로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달팽이집 1호~6호까지 공급을 했다. 1호 달팽이집은 시범사업이라 현재 계약종료가 된 상태다. 6호는 재개발 이슈 때문에 빠르면 올해 12월, 늦어도 내년 6월에 사업이 종료된다. 현재 민달팽이집에는 약 60여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민달팽이집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은 편인가

상당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신다. 지난번 조합원 모집‧교육 때는 신청자가 18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실제로 1차 교육에 참여하신 분들은 100명 정도였고, 2차 교육까지 받고 출자를 하신 분들은 3~40명 정도였다.

조합원 가입 중에 중도에서 탈락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탈락자가 발생하는 이유는 뭔가

원래는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면 조합원을 받았는데 지난 6월 말부터는 대기 리스트를 받는 식으로 전환했다. 교육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은 당장 거주할 곳을 찾으시는 분들이나 호기심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다. 현재는 달팽이집이 꽉 차 대기리스트를 받고 있기 때문에 바로 조합 가입을 원하지 않는 분들이 있어 중간에 포기하시는 분이 있다.

조합원이 되려면 2회의 정기 교육을 지나고 ‘수다회’라는 과정을 지내면 출자금 5만원(1구좌)에 매달 1만원 회비를 내면 된다. 이후 달팽이집 입주는 대기리스트 순번대로 이뤄진다.

다음 조합원 모집은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통해 내달 둘째 주에 진행할 예정이다.

같은 공간에서 살다보면 다투거나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는 어떤가

나도 직접 살아보니 생활에서 생기는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살면서 생기는 문제들은 공유 공간에서 생기는 일들인데, 욕실 머리카락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등 사소한 것이다. 각 달팽이집에서는 주마다 돌아가면서 분리수거를 한다든지 규칙을 정해 생활한다. 월마다 반상회도 있는데, 여기서 불편한 점을 서로 조정하고 나누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달팽이집이 6호다. 앞으로 더 늘릴 계획은 없나

LH에서 추진하는 ‘사회적 주택’ 사업에 참여하려고 준비 중이다. 현재 사업계획서 등을 제출한 상태다. LH는 서울과 수도권 인근 주택을 지자체 등 운영주체에 빌려주고, 운영주체는 다시 시중 50% 이하의 월세로 청년 등 주택 약자에게 보급하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운영주체 당 주택 3개 동만 신청 가능해 조합 역시 3개 동을 신청했다. 각 주택은 방이 2~3개 있고, 큰 방은 3명 정도 나눌 수 잇어 꽤 많은 인원이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천에는 호수별로 신청하는 방식이어서 50호를 신청했다. 만약 사업 선정이 된다면 100여명 정도 입주할 수 있을 것이다.

민달팽이유니온을 이끌면서 보람 있었던 일을 꼽는다면

대학 신입생이 주거지를 못 구해 애를 먹을 때 같이 가서 집을 보고 계약서 작성을 도와줬을 때 나름 보람을 느꼈다. 미래 사회를 이끌 청년들이 주거문제에 너무 고통받는 현실을 보면서 많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직접 발로 뛰면서 고통을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었다. 민달팽이유니온에서 대학 총학생회와 함께 운영하는 '집보샘' 센터에서 대학생이 상담을 받고 자취방을 구한다. 도움을 받은 대학생이 다른 학생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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