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백> 포스터

[월요신문 김윤진 기자] 한국의 ‘국가정보원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영화 <자백>이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소개되는 등 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백>은 뉴스타파 최승호 PD가 감독했으며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됐다.

17일 뉴욕타임즈는 “최승호 감독은 <자백>을 통해 100건이 넘는 대한민국의 간첩 조작 사건의 역사를 파헤쳤다. 이 영화는 안보라는 이름 뒤에 숨은 국정원의 혹독한 인권유린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또 “한국 정부, 특히 국정원이 북한의 공산주의적 위협에 싸운다는 명목으로 대간첩 행위에 어떻게 권력을 남용해왔는지 설득력 있게 고발한 영화다”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즈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원 쇄신 약속에도 불구, 한국에서 국정원에 대한 대대적 조사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일례로 멀티플렉스 상영관 중 어떤 곳도 이 영화를 상영하길 꺼려한다. 이는 우익 활동가들이 국정원에 대한 비판은 ‘종북’이라고 여기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국정원은 과거 정부 반대세력을 체포하고 국내 위기로부터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목적으로 간첩 사건을 조작했다. 또한 아직도 새로운 사건 조작을 일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최승호 PD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욕타임스에 기사 하나 잘못 나가면 국제적으로 망신살 뻗힌다. 그런데 국정원은 아랑곳 하지 않고 답변을 거부한다. 결국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국민 세금으로 이러고 있는 국정원,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글을 올렸다.

영화 <자백>은 2013년 발생한 어느 공무원의 긴급 체포와 자백에서 시작된다. 국정원에 의해 간첩으로 몰렸다가 작년에 대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았던 유우성사건, 국정원에서 의문사한 탈북자 한준식, 1970년대 대학가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재일동포 김승효 등의 사건을 다뤘다. 최 감독은 당시 사건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도 거침없이 카메라를 들이민다. 이런 장면을 지켜보며 관객들은 여느 스릴러 영화 못지 않은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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