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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 김윤진 기자] 경기도 파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 교사가 엽기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을 상습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해 학생 학부모 주장에 따르면, 지난 3월 초 A교사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위도, 경도를 설명하던 중 들고 있던 배구공을 한 학생의 얼굴에 던졌다. 이 학생은 갑자기 날아온 공을 맞고 고통을 호소했다.

A교사는 또 한 여학생의 팔을 꺾기도 했다. 이 여학생은 지난 1학기 동안 10여차례 이상 같은 방법으로 폭행당했다. 최근 해당 여학생을 면담한 A교사는 ‘내가 언제 그랬냐’며 부인했다. 여학생이 폭행 시기와 당시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따지자 A교사는 사과했다.

이밖에도 A교사는 난데없이 주먹으로 학생들의 배를 때리거나, 공부하던 학생의 책상을 발로 걷어차고, 칠판용 마카를 세워 학생의 머리를 찍는 등 엽기적인 행동을 일삼았다는 것.

이에 학부모 B씨는 A교사를 관계당국에 신고했다. 당시 A교사는 해당 지역 교육청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구두 경고에 그쳤다.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A교사의 폭행이 2학기에도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 2일 A교사는 수업 중에 ‘도장’으로 학생의 머리를 가격했다. 학생은 가격당한 부위를 붙잡고 통증을 참았다. 일전에 학생들이 연필을 떨어뜨리거나 헛기침 등 소리를 내면 A교사가 ‘시끄럽다’며 혼낸 적이 있기 때문이다.

A교사는 어린 초등학생을 상대로 왜 이런 폭력을 일삼았을까. 본지는 피해 학생 학부모 B씨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다음은 B씨와의 일문일답.

- A교사가 학생들을 폭행한 사실은 언제 어떻게 알았나.

“1학기 때 내 아이를 통해 전해 들어 처음 알았다. 하지만 상습적인 폭행이었다는 것은 최근에 알게 됐다”

- 다른 아이들과 학부모들도 A교사의 폭행을 알고 있나.

“다른 피해학생들에게 물어봤었는데 A교사에게 폭행당한 것을 시인했다. 학부모들도 A교사의 폭행을 인지하고 있다”

- A교사가 학생들을 폭행한 이유를 알고 있나.

“처음엔 아이들이 잘못해서 체벌 받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말을 들어보니 대부분 아무런 이유 없이 ‘묻지마’식으로 폭행했다”

- 학교나 교육청에 신고했나.

“즉시 관할 교육지원청에 신고했고, 현재 전담 장학사가 A교사를 조사하고 있다”

- A교사가 폭행 외에 다른 부적절한 행동을 하진 않았나.

“내 아이는 지난해 같은 반 학생에게 학교폭력을 당했었는데, 지난 3월 초 A교사가 내 아이를 세워두고 눈앞에서 가해학생의 사진을 찢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A교사는 또 내 아이에게 ‘(폭행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한) 녹음기를 갖고 있냐’며 수시로 가방을 검사하기도 했다”

- 아이의 상태는 어떤가.

“A교사가 학생들을 폭행한 것을 목격한 뒤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충격이 큰 나머지 한동안 등교를 거부하다가 이번 학기에 등교했는데, A교사의 폭행을 또 목격하는 바람에 다시 등교를 꺼린다”

- 학교측에 어떤 조치를 바라나.

“학부모들은 교사 교체를 원하고 있다. A교사가 1학기에 ‘다신 학생들을 때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아 더 이상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A교사를 형사고소할 생각이다”

또 다른 피해 학생 학부모 C씨의 주장은 더 충격적이다. C씨는 본지 통화에서 “우리 딸애가 A교사에게 팔을 꺾였다며 울었다. 어이가 없어서 딸애한테 ‘선생님이 왜 그랬냐. 몇 번이나 꺾었냐’고 물어봤더니 손가락으로 세다가 ‘너무 많아 못 세겠다’고 말했다. 내가 기가 막혀서 진작 말하지 왜 숨겼냐고 묻자 딸애가 ‘선생님이 무서워서 말을 못했다’고 했다. 너무 화가나 즉각 학교에 항의했지만 그런 적이 없다고만 한다. 폭행당한 아이들이 하나가 아닌데 그 애들이 다 거짓말을 했다는 얘긴가. 학교당국이 즉각 A교사를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무서워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본지는 학부모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A교사와 통화했다. A교사는 “폭행한 적 없다”, “배구공을 던지지 않았다. 수업하다 실수로 떨어뜨려 아이 얼굴에 맞았을 뿐이다”, “여학생의 팔을 꺾지도 않았다. 그냥 잡기만 했는데 나중에 그 여학생에게 듣고 보니 통증을 느꼈다 해서 사과했다”, “ 칠판용 마카와 도장으로 학생의 머리를 톡톡 두드리긴 했는데 때렸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약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해당 학교 1학기 때 일은 담당자가 출장 중이다. 돌아오면 물어보겠다. 최근 접수된 신고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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