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분식회계 추방연대 대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은 7월 4일 대정부질문을 통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에 비해 분식회계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국회정무위원회 소속 제윤성 국회의원이 대우조선해양뿐만 아니라 삼성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 조차도 영업이익과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의 차이가 과대하다. 따라서 두 중공업도 정밀하게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을 하였다.

삼성 및 현대중공업은 즉시 이런 보도자료를 내 보내었다. 수주산업의 특성상 영업이익과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은 1:1로 대응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괴리가 있다는 것만으로 문제가 있다 없다고 논할 사안은 아니다. 그리고 최근 3조원 짜리 수주 건이 곧 성사될 것이라는 보도도 수 차례 있었다.

그로부터 몇 일 뒤에 삼정회계법인에서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만하면 괜찮다” 라는 실사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삼정KPMG는 이날 삼성중공업이 당초 채권단에 제출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 안이 적정한 수준이어서 실행 가능성이 높으며,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만 보강한다면 회사 운영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결론 냈다.”

필자 생각에 삼성중공업은 정말 괜찮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2015년 대우조선해양을 검토할 때 기준으로 삼성중공업을 검토하였다. 나온 결과를 살펴보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 분석결과는 분명히 안 괜찮다고 필자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필자 혼자만 이 결과를 알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이 내용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일 주일 만에 결론을 내렸다. “분식회계 추방연대 출발 시 정한 목표처럼 사실을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맞다. 그리고 남을 속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회가 되도록 앞장을 선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2015년 대우조선해양을 검토할 때 사용한 방법 중에서 전문적인 것은 제외하고 경영학이나 회계학 기본이론에 해당하는 것만 가지고 비교를 하겠다. 첫 번째 방법이 영이와 영현을 비교하는 것이다. 이것이 정유섭 및 제윤성 국회의원이 문제 제기한 그 내용이다. 여기서 편의상 영업이익을 줄여서 ‘영이’라 하고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을 줄여서 ‘영현’이라 표현하기로 한다.

영이와 영현을 비교하는 것이 왜 분식회계를 찾아내는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기법인가를 설명하기 전에, 한 가지 특성을 먼저 이야기 하고자 한다. 영이와 영현을 비교하면 그것이 단기적(분기 또는 반기)으로는 조금 불일치 할 수 있으나 2년 이상의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항상 영현이 영이보다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영업이익을 계산할 때 비용으로 반영하였으나 실제 현금으로는 지출되지 않는 계정 즉 감가상각비나 퇴직급여 충당금 등 여러 가지 항목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익에는 반영되었으나 현금은 유입되지 않는 계정도 있지만 그 계정은 금액이 그리 많지가 않다. 그래서 당기순이익 + 비용 반영되었으나 현금유출이 없는 계정 금액 – 수익에 반영되었으나 현금의 유입이 없는 수익 > 영업이익 이라는 부등식이 성립된다.

그런데 저 부등식의 부호를 바꿀 수 있는 요소가 하나 더 남아 있다. 그것이 바로 영업활동에 의한 자산.부채의 변동에 의한 금액을 더하거나 빼는 절차다. 즉 재무상태표에서 전기보다 자산의 증가가 있다면 그 증가한 금액만큼 영현에서 – (마이너스)처리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상한 자산의 급격한 증가 숫자가 있으면 그만큼 영현이 줄어들도록 회계원리가 그렇게 되어 있다.

그래서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영이와 영현을 비교하면 당연히 영현이 영이보다 더 많다.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등 대부분의 기업이 그렇다. 그러나 실제가 아닌 영업이익을 만들면 반드시 그 흔적이 재무제표에 남아 있다. “ 나 여기 있어요 하면서 ~ “ 그리고 이런 기업들은 영이가 영현보다 더 많다.

2015년 10월에 대우조선해양의 영이와 영현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비교하였을 때 차이금액이 6.2조원이었다. 물론 영이가 영현보다 더 많았다. 그것을 2008년부터로 기간을 확대하여 비교해보니 약 10조원이었다. 이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분이 있는가?

그런데 삼성중공업의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영이와 영현의 차이금액 즉 괴리가 5.9조원이다. 거의 6조원 수준이다. 물론 대우조선해양보다 차이금액이 적기는 하지만 저 5.9조원의 차이금액, 이것도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분이 있나?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문제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교기간을 2006년부터로 하면 차이금액이 다소 줄어든다는 것도 고려할 사항이기 때문이다.

비교기간에 따라서 차이금액이 달라진다는 점이 문제의 초점을 흐릴 수가 있다. 이것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비교기간을 놓고서 필자와 회계법인 또는 해당 기업간의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점을 불식하기 위하여 ‘수주잔액’이라는 항목을 추가하여 한번 더 비교한다.

이 비교 결과에 의하면 수주잔액의 증감과 영현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수주잔액이 늘어나면 반드시 영현이 영이보다 더 많다” 는 점이다. 그것은 전기 대비 증가 또는 감소한 자산 및 부채의 변동 영향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수주잔액이 줄어들면 그 반대다. 이것이 수주산업의 특성이다.

위 삼성중공업 영이와 영현 비교현황을 보면, 2006년의 수주잔고가 22조원에서 2008년 40조원이 되었다가 2014년 21조원이 되었으며, 매출액은 2006년 6조원에서 2007년에 8.5조원이 되었으며 2009년에 13조원에 도달하였다. 그리고 13조원대 매출액은 2014년까지 6년간 이어졌다. 결국 2014년은 수주잔액 기준으로나 매출액 기준 어느 관점에서도 영현과 영이 비교의 종착점이다.

영이와 영현 비교의 종착점이라는 것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누적 차이 금액은 최소한 제로 또는 영현이 영이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누적차이 금액이 4조 1,762억원으로 영이가 영현보다 더 많았다. 그것을 2015년에 겨우 -2.1조원 정리하였다. 그리고 아직도 일부 미 정리된 금액이 남아 있다. 그것이 문제다.

그러면 구체적인 사례 두 가지를 통해서 살펴보자.

첫째는 수주잔액이 2006년 22조에서 29조로 7조원 무려 32% 증가한 2007년을 확인해보자.
2007년 영이는 3,953억원이나 영현은 무려 1.5조원이다. 그 영현 내역은 이렇다.

당기 순이익 : 4,853억원
현금의 유출이 없는 비용의 가산 : 4,425억원
현금의 유입이 없는 수익 등의 차감 : - 1,970억원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 : 7,898억원

둘째는 수주잔액이 2008년 40조에서 30조로 10조 25% 줄어든 2009년을 확인해보자.
2009년 영이는 8,633억원이나 영현은 - 3조 639억원이다. 그 내역은 이렇다.

당기 순이익 : 7,017억원
현금의 유출이 없는 비용의 가산 : 6조 3,492억원
현금의 유입이 없는 수익 등의 차감 : - 5조 9,485억원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 : - 4조 1,663억원

2009년에 파생상품 거래 및 평가이익과 손실이 크게 반영되었다. 그리고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이 – 4조 1,663억원이며, 그것은 매출채권의 증가 1.8조원과 선수금의 감소 2.9조원이 주요 금액이다.

이 두 사례를 통하여서 수주잔액의 증감이 영현에 미치는 영향을 실질적으로 확인되었다고 말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는 수주잔액이 2008년 40조원에서 2014년 40조원으로 일치가 된다. 따라서 2008년부터 2014년까지를 영이와 영현 비교기간으로 설정함이 타당하다. 이 비교기간의 영이가 영현 보다 10조원이 더 많았다. 물론 이것은 분식회계 수정 전 숫자이다.

마지막으로 이 말을 하고 싶다. “수주산업의 영이와 영현을 비교하는 방법은 제조업과 같이 아주 간단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하여 영이와 영현 비교가 불가능하거나, 또는 무제한적인 비교대상 기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회계학과 원가회계의 기본이론을 제대로 이해하면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에 불과하다.”

다음 회에는 경영분석 방법 5가지 중의 하나인 활동성분석을 통하여 “삼성중공업은 정말 괜찮은가?”를 한번 더 진단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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