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천 전  국회의원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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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삼성家 겨냥 법안 '봇물'>, 파이낸셜뉴스 박소현 기자의 기사이다. 삼성그룹은 가급적이면 ‘삼성’이라는 글자 자체가 언급되지 않도록 대관과 홍보팀이 작업을 한다. 그런 맥락을 볼 때, 더욱 의미 있는 기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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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한 기사에는 다섯 개의 법안이 언급되어 있다. 3명의 국회의원, 5개의 법안이지만 실제로 이 법안을 실무적으로 작업했던 보좌관은 한 사람이다. 바로 김성영 보좌관이다. 김성영 보좌관은 19대에는 이종걸 의원실, 박영선 의원실, 그리고 현재 20대 국회는 박용진 의원실에 있다. (*물론, 삼성-재벌 이슈 이외에 좋은 법안도 매우 많이 발의하고, 통과시켰다. 19대국회와 20대국회를 통틀어 '최고의 에이스급’ 정책 보좌관 중 한명이다.)

나는 19대 국회에서 정책-입법에 ‘필이 꽂힌’ 대표적인 정책보좌관 중 한명이었는데, 나만큼이나 정책-입법 활동에 필이 꽂힌, 매우 희귀한 사람이 바로 김성영 보좌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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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영 보좌관은 내가 ‘매우 존경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여기서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은 ‘좋아하는’이라는 표현과 다른 의미이다.

내가 그를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나처럼 ‘법안-정책’에 약간 미쳐있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그가 (*삼성의 유혹-외압에 흔들리는 꽤많은 국회의원-보좌진과 달리) 슈퍼재벌의 상징인 삼성과 맞짱 뜨는 법안을 내거나, 혹은 그가 어지간한 경제학자-금융학자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기업지배구조’ 분야와 ‘금융분야’에서 초절정 내공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보다는, 그가 ‘순박한 영혼’과 ‘깨끗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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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김성영 보좌관의 따님이 결혼식을 하게 됐다. 나에게 청첩장을 줬다. 나는 자가용으로 무려 2시간을 운전해서 철원 근처쯤에 있는 결혼식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도착한 이후에 나는 협회-기업-대관-기자-다른 의원실 보좌진을 통틀어서 ‘달랑 최병천 한명’에게만 청첩장을 전달했고, 그래서 ‘국회를 통틀어’ 달랑 나 혼자만 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연히 의례있는 기업-협회-다른 국회의원 등이 보낸 수십-수백개의 화환도 없었다.

한편으로는 놀랍고, 뜻밖이었고, 한편으로는 괜히 영광스러운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김성영 보좌관과 나는 19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활동을 같이 했다. 그리고 둘 다 ‘정책-법안’에 약간 미친 인간들이다. 그러다보니 가까운 사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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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해, 2014년 국정감사를 이틀 앞두고, 이번에는 김성영 보좌관의 아드님이 결혼식을 하게 됐다. 시기는 국정감사 바로 이틀 전이었고, 장소는 ‘국회 후생관’이었다.

이날 국회 관계자를 통틀어서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나를 포함해 달랑 세 명이었다. 나머지 두 명은 ‘일요일에 출근한’ 국회 정치부 출입기자였는데, 지나가다가 나를 만났기 때문이었다. (*기자를 제외하면, 역시 국회 관계자는 나만 초대받은 셈이다.) 역시 기업-협회-다른 국회의원 등이 보낸 수십-수백개의 화환도 없었다.

나는 정말 놀랐다. 2013년 따님 결혼식이야 운전해서 무려 2시간이 걸릴 정도로 ‘거리가 너무 멀어’ 그랬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국정감사 전전날, 그것도 국회 후생관에서 하는 아들 결혼식에 대관-기업-협회-담당 공무원-주변 보좌진을 아무도 초청하지 않았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쉬운(?) 일도 아니다.

‘갑질’은 하지 않는다고 할지언정,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임위 등에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는 청첩장을 왕창 돌렸을 것이고,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한다. 그런데, 김성영 보좌관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가 남들과 다른 '소박한 영혼'을 가졌고, 남들보다 더욱 ‘깨끗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김성영 보좌관은 서울대 79학번이다.(*몇년 지나면 나이가 곧 환갑이다.) 금융권 경력이 약 25년이다.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력도 많다. 주변 친구-후배 중에는 국세청장 출신을 포함 고위 공무원들이 꽤나 많은 편이다.

그런데 그 연배에, 그 학벌에, 그 인맥에, 그렇게 순박하고 깨끗하게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두 번에 걸쳐, ‘달랑 최병천 한명만’ 결혼식에 초청받는 경험을 하게 된 이후, 나는 그의 소탈함과 인품에 감동하였고, 그를 존경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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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영 보좌관은 기업지배구조에서 뛰어난 내공을 가진 사람이다. 게다가 금융권 경력 25년에 대학강의까지 했는데, 금융, 은행, 보험, 회계, 자산운용, 증권, 채권, 파생금융상품, 조세, 대기업, 산업 분야를 망라해서 해박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차저차해서 19대 국회 말에 ‘백수’가 됐다. 김성영 보좌관이 '국회 바깥에’ 있게 되자, 삼성이 매우 행복해했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였다.

나는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김성영 보좌관이, 자신이 원하는 ‘재벌개혁 법안’을 마음놓고 발의할 수 있도록, 삼성의 유혹-압력에 휘둘리지 않는 의원실에 꼭 넣어주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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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여차저차해서 박용진 의원실이 연결되었고, 들어가기로 예정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박용진 의원 및 핵심 관계자들에게 ‘채용하면 안된다는’ 취지로, 수십 통의 항의전화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체로 <모함-비방>의 전화였는데, 내용인즉, ▴삼성-재벌 관련된 법안 이외에는 할 줄 아는게 별로 없는 정책보좌관이며, ▴관혼상제 행사가 있을때 대관-기업 등에게 ‘갑질’을 하는 인간이기에 나중에 ‘화(禍)’를 입게 될 것이라는 경고성(?) 조언들이었다.

그런데, 이런 전화들이 놀라운 이유는, 수십통의 전화중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야당 국회의원 보좌진>들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정말이지 충격을 먹었는데, 이토록 집요하고, 집단적이고, 적극적인 행위는 <삼성에 용돈받는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위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싫어하는 어느 의원실 소속의 보좌진 A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 경우, 누가 나에게 문의를 해오면 이러 이러하게 싫다/나쁘다 등의 나쁜 평가를 할 수는 있다. 이 경우는 <누가 먼저, 물어올 경우>이다.

그런데, <내가 먼저, 전화를 걸어> 잘 알지도 못하는 보좌진에 대해서 험담-비방을 하는 경우는 상식적으로 이해되기 어려운 행위이다. 그런데, 1) 그렇게 이해되지 않는 행위가 2) 실제로 3) 매우 적극적으로 4) 그것도 여러 명이 5) 아주 단기간에 6) 동시다발로 실천되었다

내가 가진 상식에 비추어볼 때, 이 경우는 십중팔구 <삼성에 용돈 받는> 사람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행위이다. 나는 이 일을 통해 ‘삼성에 용돈받는’(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야당쪽 보좌진이 그렇게 많은 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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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과 2014년에 걸쳐 두 번에 걸친 결혼식 에피소드는 김성영 보좌관이 얼마나 순박하고, 깨끗한 인품을 가졌는지를 잘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에게 (팩트도 엉터리인) ‘결혼식 갑질’ 등을 운운하며 채용해서는 안된다고, 해당 의원실 핵심 관계자에게 전화를 한 사람들을 정상적으로 보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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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박소현 기자가 쓴 <더민주, 삼성家 겨냥 법안 '봇물'>이라는 기사는 역설적으로 ‘삼성’이 자신들이 평소 관리하던 ‘야당 보좌진’을 동원하는(=혹은 노출시키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김성영 보좌관의 20대 국회 진입을 방해했던 분명한 이유와 절박감을 잘 보여준다.

김성영 보좌관이 그동안 삼성관련 낸 법안으로 인해, 삼성이 (관계부처 공무원들과 짝짜꿍해서) ‘몰래’ 편법과 특권으로 향유하던 것들이 위협받게 됐다. 법안들은 하나같이 수조원의 규모를 좌지우지하며 삼성의 지배구조를 흔드는 법안들이다. 아마 합산 금액으로 20조원~30조원은 족히 영향을 받았을 듯 하다.

게다가 논리적 정합성도 매우 단단하기에 삼성이 반대할 논리적 명분도 별로 없다. (그저, 새누리당이 ‘억지 논리’로 막아주기만을 바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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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국의 야당이 ‘정상적인’ 정당이 된다면, 한국의 야당이 진심으로 ‘정책정당’을 지향하는 날이 오게 된다면, 그래서 미디어 노출 여부로 비례대표 후보를 뽑거나, 운동권 정파 인맥을 중심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뽑는 게 아니라, 비례대표의 기준으로 <실력있는 정책전문가> 여부를 가장 중시 여기게 될 때, 더불어 <소탈하고, 깨끗한 인품>까지 갖춘 사람을 찾게 되는 날이 온다면, 비례대표 1순위로 들어가야 할 사람이 나는 김성영 보좌관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정말 그런 날이 올까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혹시라도, 정말로, 그런 날이 실현된다면, 삼성은 분명 놀라서 까무러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 이 글은 <최병천 전 국회의원 보좌관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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