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어 미래먹거리 ‘VR’로 재격돌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 시장에서도 맞대결 중이다. VR은 3차원 가상공간 속에서 실제 겪을 수 없는 상황을 현실처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향후 교육·오락·영화·의료·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어 정보기술 분야의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고 있다.

전세계 VR 시장은 올해 40억달러에서 2020년 1500억달러까지 37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VR가 연동되는 콘텐츠 시장까지 더한다면 잠재력은 더욱 크다. 이에 삼성전자와 애플은 단순히 VR 감상기기를 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VR 생태계 전반을 선점하기 위해 물밑 경쟁 중이다.

가상현실 사용자수 전망. <자료출처=유진투자증권>

삼성전자 ‘기어 VR’로 선점

현재 VR시장 선두주자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수년 전부터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VR을 선정하고 제품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표적인 개발 사례가 ‘삼성 기어 VR’이다.

삼성 기어 VR은 스마트폰과 부착해 사용하는 헤드셋 제품으로, 현재 갤럭시노트5,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등과 호환된다. 가격은 해외에서 99달러, 국내에서 13만원대로 수십만대가 팔렸다.

지난달 6~9일 사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 가장 주목을 끈 삼성전자의 VR 체험관이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기어VR와, 4D 의자로 360도 입체 영상을 체험할 수 있는 기어VR 4D 체험존을 시연했다. 참가자들은 실제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을 받아 큰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는 미국 등 VR 콘텐츠 및 플랫폼 제작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선댄스 영화제에서 삼성전자는 선댄스조직위원회와 1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뉴욕에 VR 스튜디오를 열어 VR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개막한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겨울청소년올림픽에서도 VR체험관을 운영했다.

지난 17일 열린 삼성사장단회의에서는 삼성전자 내 VR 전문가인 구윤모 무선사업부 기술전략 전무가 나서 VR 산업의 현황과 비전을 설명했다. 구 전무는 “VR 산업 활성화를 위해 촬영 기술과 하드웨어,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에코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술력을 갖춘 업체와의 폭넓은 파트너십을 통해 VR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라고 청사진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6에서 기어VR 전용 카메라인 ‘기어360’을 선보인다. 기어360은 갤럭시S7과 연동해 사용하는 VR 전용 카메라로, 17개의 풀HD카메라가 사방에 부착돼 풍경을 360도 각도에서 동시에 촬영할 수 있다.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기어360은 VR콘텐츠 제작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기어 360은 삼성전자가 VR시장을 선점하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CES2016서 삼성기어VR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애플, VR 연구원만 140여명

애플도 본격적으로 VR시장에 뛰들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카메라 벤처회사 라이트로(Lytro) 등에서 연구원들을 영입하는 등 수백명 규모의 VR 연구개발팀을 가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26일 "VR은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는 정말 쿨(cool)하고 흥미로운 기술"이라고 말했다.

FT는 "애플이 구글의 VR 카드보드나 삼성전자의 기어VR처럼 모바일 VR 시장을 노릴 것인지, 아니면 MS처럼 보다 고차원인 AR 시장을 노릴 것인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애플이 비밀리에 진행하는 자동차 사업 분야에도 관련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애플은 구글과 긴밀하게 협력했던 VR 전문 벤처회사 '플라이바이(Flyby)'와, 사람의 표정을 인식하는 기술 개발업체 '이모션트'를 잇달아 인수한 바 있다. 애플은 VR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더그 보먼(Doug Bowman)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수도 영입했다. 보먼 교수는 가상현실과 3차원(3D) 인터페이스 분야에서 업계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VR 기기 특허도 신청하는 등 다방면에서 VR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일부터는 미국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과 연동되는 완구업체 마텔의 저가형 VR 헤드셋 ‘뷰마스터’를 29.75 달러(한화 약 3만 6000원)에 시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2년 내 iOS(모바일 운영체제)에 VR 기술을 적용시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전문가인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는 "앞으로 AR과 VR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될 것"이라며 "애플도 아이폰 외에 애플워치에 이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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