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DC, AR·VR시장 연평균 77% 성장 예상…국내 이통3사 ‘킬러 콘텐츠’로 시장 선점 나서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기율 기자] 올해 본격적인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가 개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상·증강현실(VR·AR) 등 실감형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이동통신 3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회선 통계에 따르면 5G 가입자 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 수(6889만2541명)의 6.77%(466만8154명)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증가율은 7.2%로 상용화 초기에 비해 급격히 줄었는데 이는 품질 논란, 콘텐츠 부족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이통3사는 실감형 콘텐츠 개발에 속도를 높여 5G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올해 5G 전국망 확대와 단독모드(SA) 도입 등 인프라 구축에 맞춰 콘텐츠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지난해 7월 4K 무선 독립형 VR 서비스인 ‘슈퍼VR’을 출시하고 여러 장르의 콘텐츠를 선보여왔다. 오는 3월부터는 ‘슈퍼VR워치’ 애플리케이션(앱)의 ‘8K 프리미엄’관을 통해 VR 콘텐츠를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한다.

KT는 자사의 5G 네트워크 최적화 기술과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알카크루즈사의 ‘슈퍼스트림 솔루션’을 결합해 해당 서비스를 개발했다. 초고용량의 8K VR 콘텐츠를 수백 개의 조각으로 나눠 클라우드에 저장한 후 사용자의 시야각에 맞춰 실시간으로 최적의 영상을 송출한다.

SK텔레콤은 최근 게임·의료·영상 등 VR 콘텐츠의 장르 다각화에 집중한다. 벤처게임회사 픽셀리티게임즈와 함께 넥슨의 인기 캐릭터 다오와 배찌 등이 등장하는 ‘크레이지월드VR’ 테스트를 시작하는가 하면, 용인세브란스병원과 함께 30~40대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경감을 위한 힐링용 영상 VR 12편을 공동 제작한다.

e스포츠 중계에도 VR을 활용하고 있다.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 등 주요 경기에 360도 VR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시청자는 관중석에 앉아 있는 듯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구글과 손잡고 ‘U+VR’과 ‘유튜브’에 VR 콘텐츠를 독점 공급해왔다. 올해는 양사가 공동 출자하는 AR 콘텐츠 펀드를 조성하고 제작 및 글로벌 공급에 협력하는 등 영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VR·AR 등 5G 혁신형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 개발에 향후 5년간 2조60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도 밝혔다. 이는 최근 5년간 관련 분야 연평균 투자액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360도 입체 촬영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8i와 제휴해 4K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AR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덱스터스튜디오와 AR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림당과 손잡고 초등학생 학습만화를 VR 콘텐츠로 제공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IDC는 글로벌 VR·AR 시장규모가 지난해 105억 달러(12조4950억 원)에서 올해 188억 달러(22조3626억 원)로 78.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부터 2023년까지 향후 5년간 연평균 77%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맞춰 국내 이통3사는 협업과 개발에 주력해 VR·AR 등 실감형 콘텐츠를 5G 시대 ‘킬러 콘텐츠’로 내세울 계획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기기 보급이 미흡하다는 점, 또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미미하다는 점을 들어 대중화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5G에 대한 기술적 제약이 대부분 해결된다면 이통3사의 실감형 콘텐츠 보급 속도는 급격히 빨라질 것”이라면서도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콘텐츠가 없다면 ‘빛좋은 개살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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