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번째 코로나 환자(61세 여, 한국인)가 교통사고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대구 수성구 새로난 한방병원/ 뉴시스 제공

[월요신문=홍정원 기자] 신천지 교회 대구 지파에서 코로나19 확진자(31번째 코로나 환자)에 대한 조직적 은폐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9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5명 추가됐다"며 "이 가운데 13명이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31번째 환자는 지난 18일 대구 수성구 보건소에서 검사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고 대구의료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13명 중 11명은 31번째 환자(61세 여, 한국인)와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명은 31번 환자가 최근 2차례 방문한 신천지 대구 교회에 다닌 사람이며 1명은 이 환자가 교통사고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대구 수성구 새로난 한방병원에서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31번 환자는 대구 거주자로, 지난 18일 영남권에서 나온 첫 확진자다. 지난 6일 교통사고를 당해 17일까지 새로난 한방병원 6층 4인실에 입원해 치료받았다. 입원하던 때도 2차례 대구 남구 신천지 대구 교회 예배에 참석했으며 15일에는 지인과 함께 동구 퀸벨호텔에서 식사했다. 신천지 대구 교회에 간 16일 오전 8시 예배당에는 교인 460여명이 참석해 함께 예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권영진 대구시장은 19일 브리핑에서 "31번 환자가 예배 본 9일과 16일 오전 8~9시 사이 참석자 명단을 확인해 보니 1000여명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오늘부터 이 명단을 토대로 전수조사에 들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알려진 11명 확진자 외에도 더 광범위한 지역사회 전파가 우려되기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31번째 환자의 동선을 통해 접촉자들을 정밀 조사했다. 이날 오후 2시 10분 기준 31번 환자 접촉자는 166명이며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이런 와중에 신천지 피해자 전문상담사로 알려진 윤재덕 전도사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코로나19를 확산시키는 신천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윤 전도사는 이 영상에서 신천지 대구 지파가 31번째 코로나 환자 발생 이후 텔레그램에서 교인들에게 보낸 공지(31번째 코로나 환자 발생 관련 대처 방향)를 공개했다. 신천지 대구 지파 섭외부는 이 공지에서 "현재 대구 코로나 확진자 관련으로 S 얘기가 많이 나오면서 가족들이 S 노출 및 핍박자들에게 S에 대해 언급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섭외부는 신천지 교회 내 교인의 탈퇴를 막는 부서다. 'S'는 신천지 스스로를 부르는 은어이며 '핍박자'는 신천지를 싫어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교인들에게 보낸 대처 방향 공지에서 섭외부는 'S가 오픈된' 교인들은 부정적 인식이 없다면 "그날은 예배 안 갔다. 내가 친구랑 놀러간 날 그 사람(31번째 확진자)이 예배드린 것 같더라" 혹은 "거기 말고 난 다른 데서 예배드렸다"고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S에 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교인들에게는 "부모님 덕분에 내 건강을 지키게 됐다며 감사함을 표하고 나와 S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확실하게 표시하라"고 주문했다. 

'S임을 의심받는' 교인은 "S에 코로나가 있는 게 나랑 무슨 관계인가. 내가 코로나에 걸렸으면 좋겠냐"라고 대응하라고 요청했다.

31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전날 신천지는 공식 홈페이지에 '대구교회 폐쇄 및 방역 조치와 전국 모든 교회 예배 취소'를 공지했다. 하지만 이렇듯 신천지 내부에선 교인들에게 대응 방향에 대한 공지를 보내 31번째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숨기거나 접촉자 수를 적게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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