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최정호 기자] 한양대학교 아이스하키부가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운영되는 팀이 적고 선수층도 얇은 국내 아이스하키계가 더욱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됐다.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한양대의 아이스하키부 해체를 막으려는 시도조차 없어 더욱 안타깝게 됐다. 

우리나라 대학교 아이스하키팀은 총 5개로 한양대가 해체할 경우 4개 밖에 되지 않아 리그 운영에도 차질이 생기게 된다. 또 아이스하키부 정원은 22명이지만 한양대는 18명으로 운영해왔고 경희대는 12명으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초중고에서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하던 학생들이 진학할 수 있는 학교가 하나 사라진 것이다.    

한양대학교가 재정적 이유로 아이스하키부를 해체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됐다. 월요신문 취재결과 재정 문제보다는 운영하기 힘들다는 것. 국내 아이스하키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양대학교 측이 재정 문제로 해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양대 측은 아이스하키부를 단체 종목이 아닌 개인 종목으로 분류했다. 육상 선수, 체조 선수와 같은 분류다. 한양대 관계자는 “리그도 작은 규모며 선수도 없기 때문에 개인 종목으로 분류했다”면서 “선수들 관리가 안되며 다른 구기 종목보다 참여하는 팀이 적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는 해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해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돈이 문제라면 지원해줄 수 있지만 해체한다고 다 지원해주면 좋지 않은 사례를 남기게 된다”면서 “해체를 막을 수 있게 도와줄 제도가 없다”고 했다. 한양대 아이스하키팀 조형준 감독은 “지금으로써 할 수 있는 것은 학교 측에 얘기해보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대학스포츠협회 측은 “팀의 해체는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리그 운영은 도와줄 수 있어도 해체는 학교 권한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아이스하키협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협회 관계자는 “우리도 돕고 싶지만 학교가 방침을 바꾸지 않는 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학교 측의 입장은 달랐다. 한양대학교 관계자는 “교육부 지침에 의해서 2019년에 팀 해체를 밝혔지만, 만류하거나 도와주겠다는 데가 없었다”고 밝혔다. 

아이스하키계 발벗고 나선다면 한양대의 팀 해체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셈이다. 그러나 관련 단체들이 “학교 측 권한”이라는 이유로 미온적 태도를 취하고 있어 초중고부터 아이스하키를 해 온 학생들을 받아 줄 수 있는 대학 팀 하나가 없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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