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회견 연기로 금태섭과의 경선불발 가능성 일축…"청년세대에 도전할 기회를 달라"

2월 초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김남국 변호사와 같은 당 금태섭 의원/ 김 변호사와 금 의원 각 페이스북 캡처


[월요신문=홍정원 기자] 김남국 변호사가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돌연 미루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 변호사는 조국 전 법무장관 지지자들의 후원금을 모아 추진한 '조국백서추진위원회'의 필자로 참여한 인물이다.

김 변호사는 18일 오후 4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열 예정이었던 서울 강서갑 출마 기자회견을 갑자기 연기했다. 

김 변호사는 기자회견 취소 후 페이스북에 '제발 청년 세대에게도 도전할 기회를 달라'는 글을 올려 "왜 일부 언론의 허구적인 ‘조국 수호’ 프레임을 선거에 이용하려고 하는가"라고 금태섭 의원을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금 의원이 의원총회 전 '조국 수호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의원님이 의원총회에 들어가신 후 제게 출마를 포기하라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며 "의원님께서 '막겠다'고 말씀하신 게 설마 제 출마 자체를 막겠다는 말씀이신지 조심스럽게 여쭙고 싶다"고 의혹을 내놨다.

김 변호사는 "지금 의원님은 ‘조국 수호’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면 안 된다고 주장하시면서 거꾸로 ‘조국 수호’의 위기감과 논란을 키우는 모순된 행동을 하고 있다"며 "허구적인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한다면 회피할 것이 아니라 당당히 진실로 맞서서 깨부수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컨대 의원님은 골리앗이고 저는 다윗에 불과하다. 그런데 무엇을 두려워하는가"라며 "왜 도전하는 혈혈단신 청년을 두려워하는가. 무엇 때문에 청년으로부터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빼앗으려고 하는가"라고 토로했다. 또 "20·30세대 청년들에게 내 자리라도 내어주고 싶다고 말씀하신 금태섭 의원님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해 출마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한 분, 한 분 기자님들 전화를 잘 받고 설명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다"며 "전화가 500백 몇 통이 걸려와서 전화기를 켜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현재 휴대전화를 꺼놓은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김 변호사가 사정이 생겨서 출마 선언을 연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서갑은 지난해 조 전 장관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이면서도 정부와 여당을 비롯해 조 전 장관에게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내 화제를 모았던 금 의원 지역구다. 이 때문에 조 전 장관의 지지자인 김 변호사가 2월 초 민주당 입당 후 바로 강서갑 출마 의사를 밝혀 '강서갑 경선'에 관심이 집중돼왔다. 이 지역 경선이 '조국 대 반(反) 조국'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조국 사태'가 재조명되는 것을 두고 걱정하는 분위기다. 김 변호사의 출마 선언 기자회견 연기가 이런 민주당 안과 밖 여론에 대한 부담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에 당 관계자는 "출마하느냐 마느냐는 김 변호사 본인이 결정할 문제이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김 변호사는 "절박한 마음으로 언제나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라는 제목의 출마 선언 관련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 변호사는 "지난 16일 ‘시사타파TV’에 생방송 출연 도중에 감정이 북받쳐 올라 갑자기 눈물을 왈칵 쏟았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제작진도, 저도 많이 당황했다"며 "방송사고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많은 분들이 위로와 응원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방송 중 눈물을 흘리게 된 것은 ‘절박함’ 때문이었다. 국민의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몇 년간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개혁 작업을 쉼 없이 계속 해왔다. 그러나 아직 미완성이다"며 "이번 총선은 그 미완의 개혁 작업을 완수하느냐, 혹은 거꾸로 후퇴냐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진다면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국민이 든 촛불은 모두 꺼져버릴 것이다. 이 절박함 때문에 눈물을 쏟았고 그 진심으로 정치를 시작했다"고 썼다.

또 김 변호사는 "그 진심과 절박함으로 오직 민생문제를 해결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열심히 성실히 일하지만 여전히 삶은 팍팍하고 쪼들린다. 그리고 불안하다"며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여유롭게 쉬고 마음 편히 놀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청년들이 미래를 상상하며 불안한 것이 아니라 가슴이 뛸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또한 "토요일(15일)부터 거의 잠을 제대로 못 자서 1시간이라도 자고 출근해야 할 것 같다" 며 "남은 이야기는 오후 4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이날 오전 김 변호사의 강서갑 출마 가능성에 대해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순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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