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준비했지만 물량은 10~30마리 고작... "줄서도 못사" 고객들 불만 높아

이마트 지점에 킹크랩 품절을 알리는 내용의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사진=sns 캡처

[월요신문=내미림 기자]  이마트가 100억 적자를 기록하면서 오프라인 활성화를 위한 '킹크랩 반값' 이벤트를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매장당 10마리도 안되는 터무니없이 적은 물량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3일부터 오는 19일까지 러시아산 블루 킹크랩을 1㎏당 4만980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 시세는 노량진 수산시장보다 저렴하다. 지난해 2월 이마트 킹크랩 평균 판매가격(1㎏당 8만9800원)에 비해서도 절반 정도(44%) 수준이다..

이마트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러시아산 킹크랩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저렴하게 물량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킹크랩은 살아있는 상태로 팔아야 하기 때문에 중국 다음으로 가까운 한국에 물량이 집중 됐기 때문이다.

확보한 킹크랩 물량은 총 20톤이다. 이마트는 1.8㎏ 이상 킹크랩만 판매하고 있다. 킹크랩 무게가 2㎏이라고 가정하면 총 1만 마리를 수급한 셈이다. 이마트 매장이 전국에 158곳이니 매장당 총 63.3마리씩 돌아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행사 기간이 7일인 점을 감안하면 매장에서 하루에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은 10마리가 채 안되는 셈. 7일에 나눠 판매하는 데다 이마트 매장이 많다보니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다.

판매 물량이 너무 적다 보니 허탕을 치고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도 많았다. 일부 고객들은 매장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매장에 방문한 한 고객은 "매장당 10마리 들여온다고 미리 공지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킹크랩 판매 광고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킹크랩은 지난해 전체 총 35톤을 판매했고 원래는 하루 1마리 정도 팔리던 상품"이라며 "최대 물량을 수급했는데 워낙 킹크랩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10~12월) 1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 적자를 기록한 건 같은 해 2분기(-299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 외부 인사를 이마트 대표로 선임하는 등 대대적인 인사 쇄신에 나섰으나 당장에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가 여전히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4900원짜리 와인 등 '초저가 시리즈'가 실적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마트는 올해 8450억 원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 중 약 30%인 2600억 원을 들여 이마트 기존 점포 리뉴얼과 유지보수, 시스템 개선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핵심 경쟁력인 그로서리 매장을 강화하고, 일렉트로마트 등 집객력 있는 전문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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