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카카오뱅크 성장에 주주들은 ‘방긋’…케이뱅크, 주주이탈 우려속 '빈사지경'

[월요신문=박은경 기자]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엇갈린 운명에 주주로 올라서 있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승승장구하며 주주로 올라서 있는 KB국민은행도 덩달아 수익을 볼 것으로 기대돼 호조를 맞이한 가운데 케이뱅크의 주주로 올라서 있는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상태로 속앓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는 카카오가 올 해에도 강도 높은 실적개선이 이뤄지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카카오에 대해 “2020년 카카오의 주가상승을 기대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를 20만원으로 유지했다. 

하나금융투자 황승태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10월 초 OBT를 시작한 ‘카카오톡 비즈보드’의 성과가 더해지며 최대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견조한 4분기 실적도 좋지만 향후 강도 높은 실적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더욱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즈보드 고성장이 실적을 뒷받침 하는 가운데 신사업도 순조롭다”며 “카카오뱅크의 이용자 수는 이미 1100만명을 돌파했으며 페이지는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의 지분 9.86%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로 카카오뱅크의 상승세로 중장기적인 이익이 기대될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의 운영 방식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까지 이뤄질 경우 이익은 극대화된다.

반면 케이뱅크의 저조한 실적으로 우리은행을 비롯한 케이뱅크 주주들은 속앓이를 할 뿐이다. 현재 우리은행이 13.79%를 보유해 케이뱅크 최대주주로 올라서 있고 KT와 NH투자증권이 각각 10%, 케이로스 9.99%, 한화생명 7.32%, GS리테일 7.2%, KG이니시스와 다날이 각각 5.92% 지분을 보유 중이다. 만일 이대로 케이뱅크의 셧다운 상태가 지속돼 경영악화가 심화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건 우리은행이다.

케이뱅크는 현재 지난해 12월 31일 오후부터 쇼핑머니 대출상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하며 대부분의 대출상품 판매가 중단됐다. 여기에 수신상품 또한 저금리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정상영업이 제한돼 사실상 ‘셧다운’ 상태에 돌입했으며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지난 10일 특례법까지 불발되면서 KT를 대주주로 앞세워 올 초 59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특례법이 불발돼 KT가 대주주로 올라설 수 없게 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만일 이 같은 여건이 조성되면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 다른 주요 주주들 또한 대규모 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케이뱅크가 문을 닫는 사태에 이른 있이 아니냐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케이뱅크측은 ‘셧다운’ 상태 진단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케이뱅크에 어두운 전망을 제기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상증자 등으로 그동안 케이뱅크에 투자했던 우리은행 등은 이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을 뿐이다. 아직까지는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은 케이뱅크 주주에서 빠지겠다고 손을 들고 나오지는 않았다. 이들은 현재까지는 특례법 통과를 기다린다는 주장이나 불발된 특례법이 언제 통과될 지 기약할 수 없다. 국회가 사실상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본회의 통과를 위한 임시국회가 언제 열릴 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케이뱅크는 경영진마저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경영이 악회 되면서 쉽지 않은 모양이다. 현재 케이뱅크 CEO인 심성훈 행장 임기 만료일은 3월 말 도래한다.

인터넷전문은행 1세대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주주로 올라선 두 은행의 희비 또한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케이뱅크가 위기를 극복하고 주주이탈을 사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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